윤성환은 국내 최고의 제구력 투수다. 10일 대전 삼성전에서 윤성환은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밤을 보냈다. 윤성환은 4⅔이닝 동안 7안타(2홈런) 8개의 4사구(볼넷 6개, 몸에맞는볼 2개)를 허용하며 8실점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5-8로 뒤진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윤성환의 개인통산 최다실점, 최다 볼넷, 최다 4사구 경기였다. 윤성환은 이전까지 6차례 7실점까지 허용한 바 있다.
윤성환의 강점은 확실한 제구와 볼끝, 당당함이다. 제구에 있어선 가장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에도 전날까지 16경기에서 107⅓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17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경기당 2개가 채 안된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빨리 파악해 좌우로 볼을 한개, 반개를 넣었다 뺐다를 뺐다를 반복하며 '간'까지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투수다. 과감한 몸쪽 승부도 윤성환의 장점이다. 프로 11년동안 삼성의 주축투수로 활약하며 전날까지 107승(67패)을 기록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우완 베테랑. 2014년말에는 4년간 80억원에 FA계약도 했다. 이전 한경기 최고실점이 7점, 한경기 최고 볼넷(4사구 포함)이 5개였다는 것을 보면 윤성환이 얼마나 좋은 투수임을 역으로 알수 있다.
이날 윤성환은 1회부터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 1번 정근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2번 김경언에게도 1구와 2구는 볼이었다. 윤성한이 경기시작부터 6개 연속 볼을 던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이후에도 윤성환의 제구는 전혀 살아나지 않았다.
눈여겨볼 대목은 윤성환의 볼스피드 저하였다. 평소엔 직구 최고시속이 140㎞대 초반까지는 올라왔지만 이날은 140㎞를 거의 넘지 못했다. 직구의 힘은 떨어지고 제구는 흔들리고, 변화구는 볼과 스트라이크의 경계가 확실하니 효용성이 떨어졌다.
윤성환은 1회 김태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로사리오를 병살타로 막고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2회 이성열에게 높은 커브를 던지다 좌월 홈런을 맞았고, 김경언에게 2점홈런을 내줬다. 5회는 악몽같은 순간이었다. 1사후 로사리오에게 빗맞은 안타, 이성열 사구, 차일목 볼넷, 폭투도 나왔고, 하위타선인 9번 장민석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계속해서 호흡을 고르게 가져가지 못했다.
윤성환은 지난 5월29일 SK전에서 시즌 7승을 신고한 뒤 6월 한달간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7승 달성 뒤 6경기째인 지난 5일 LG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시즌 8승째(4패)를 신고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전체적인 흐름은 상승세였다. 윤성환은 지난해 7월26일 이후 한화전 3연승도 기록중이었다. 자신감, 사이클, 상대팀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주로 5일 이상 쉬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팀사정상 이날은 4일 휴식후 등판했지만 이슈는 못된다. 보통 선발투수들은 번갈아가며 4일 휴식뒤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이다.
만나면 혈투가 벌어지는 '신 라이벌' 한화와 삼성. 제구의 달인 윤성환도 최근 뜨겁게 달아오르는 한화 타선과 반대로 침체된 삼성의 분위기에 휩쓸렸을까. 삼성이 믿고 있는 유일한 에이스는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강판됐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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