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정의 방망이가 정말 예리하게 돌아갔다. SK 벤치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타이밍이 살짝 늦었지만, 파워실린 인사이드 아웃 스윙. 타구는 우중간으로 향했다. 환상적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그대로 펜스를 넘어갔다. 사실상 SK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스코어는 11-4.
14일 광주 SK-KIA전 8회 2사 만루 상황의 일. 전반기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던 최 정은 자신의 20호 홈런을 그랜드 슬램으로 달성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 정은 2013년(28홈런) 이후 3시즌 만의 20홈런을 달성했다. 확실히 최 정의 만루홈런은 전반기 마지막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유심히 지켜볼 장면은 더 있다. 9회 전광판에 적힌 KIA의 실책은 2개.
매 경기 실책은 당연히 나온다. 그러나 '악성 실책'은 곤란하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나온 실책 하나는 홈런 이상으로 더 많은 손해를 팀에 입힌다.
KIA는 유격수 자리에서 2개의 결정적 실책이 나왔다.
일단 최 정이 홈런을 터뜨리기 몇 분 전으로 돌아가 보자. 4-7로 뒤지고 있는 상황. 여전히 KIA의 추격 가능성은 남아있었다. 당연히 SK는 추가점이 절실했다.
타석에서는 정의윤. 마운드에는 최영필이 있었다. 베테랑 최영필은 정의윤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힘이 실린 타구였지만, 워낙 빨랐기 때문에 캐칭만 했다면 병살타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교체된 박찬호는 타구를 잡지 못했다. 결국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1사 만루로 변모했다. 결국 최 정의 쐐기를 박는 홈런이 나왔다.
KIA에 아쉬운 장면은 또 있었다. 4-4 팽팽한 동점인 5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최 정이 유격수 땅볼을 쳤다. 하지만, 유격수 강한울이 완전히 잡지 못하며 실책을 범했다.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SK는 고메즈가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비롯, 자신의 첫 연타석 홈런을 쳤다. 그러나 KIA 역시 2, 3회 1점씩을 만회한 뒤 4회 찬스를 잡았다. SK 선발 문승원은 4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2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SK는 5-4로 살얼음판 리드를 걷던 8회 이재원의 2타점 적시타와 최 정의 그랜드슬램으로대거 6득점,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
SK의 주목할 선수 중 하나는 외국인 투수 라라였다. 4회 1사 만루에서 등장한 라라는 4⅔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했다. 14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 7개의 탈삼진으로 KIA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68개의 공을 던진 뒤 9회 교체됐다.
결국 SK가 KIA를 11대4로 물리쳤다. SK는 43승42패, 승률 5할에 +1을 기록하며 4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KIA는 38승1무44패.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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