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버려라."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신예 신재영에게 바라는 것이다.
신재영은 올시즌 넥센의 구세주다. 선발진이 약한 팀에 혜성처럼 나타나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두며 돌풍을 이끌었다. 140㎞가 채 되지 않는 직구와 슬라이더, 두가지 구종으로 무시무시한 강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는 모습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신재영은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3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 3위에 평균자책점은 7위다. 105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단 10개만 내주는 뛰어난 제구력을 보여줬다.
이런 신재영에게 최근 염 감독은 "게임을 버려라"고 조언을 했다. 게임에서 져도 된다는 생각으로 던져라는 뜻이다.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최근 신재영의 피칭이 초반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재영은 지난 6월 22일 고척 삼성전서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로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선 승리없이 1패만 기록했다. 100개가 안 되는 공으로 맞혀잡는 피칭을 해 6이닝 이상을 소화했는데, 최근 4경기에선 한번도 6회를 마치지 못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피치가 상대에게 읽히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염 감독은 신재영에게 스프링캠프 때부터 연마했던 서클 체인지업과 싱커를 섞어서 던지기를 바라고 있다. 조금 완성이 덜 됐더라도 직구-슬라이더만 던지는 것보다 효과적일 투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직구와 슬라이더만 준비하다가 서클 체인지업이나 싱커가 들어오면 타자들은 체인지업과 싱커까지 머릿속에 두고 타격을 할 수밖에 없다. 구종이 많아지면 그만큼 타자를 상대하기가 쉬워진다. 염 감독은 맞더라도, 게임에서 지더라도 좋다며 신재영이 자신있게 던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팀 승패를 생각해야하는 신재영의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염 감독은 "신재영이 연습 투구를 할 때는 서클 체인지업이 매우 좋은데 실전에서는 흔들린다"면서 "구종 하나를 추가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넥센은 시즌 초중반 이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은데 염 감독은 여전히 "과정에 있다"고 강조한다. 올시즌보다 더 발전된 내년, 내후년을 바라보고 있다. 선수들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 더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 신재영 역시 그렇다. 투피치로 올시즌 후반, 내년 시즌에도 잘 던진다는 보장이 없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실패를 맛봐도 된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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