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커브에 있었다.
한화 이글스 심수창이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기대 이상의 피칭을 했다. 5⅓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6안타 3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챙겼다. 무엇보다 볼넷이 없었다. 3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상대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심수창의 선발승은 2011년 8월27일 목동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약 5년 만, 1799일 만이다. 잠실에서 선발 승을 거둔 건 2009년 6월14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무엇보다 그는 전날 불펜으로 출격했으나 구위가 특별히 떨어지지 않았다. 29일 1⅔이닝 3안타 2실점하며 소화한 23개의 투구수. 그에 따른 후유증은 없었다.
이는 불펜 투수 때 자주 던지지 않은 커브 덕분이다. 89개의 공을 던진 그는 직구 34개, 포크볼 38개, 커브가 17개였다. 두산 타자들은 직구 또는 포크볼에만 포커스를 맞췄다가 꽤 높은 비율로 들어오는 커브에 적잖이 당황했다. 115㎞~122㎞ 사이에서 형성된 각 큰 커브, 곧바로 날아들어온 포크볼은 그만큼 효과가 컸다.
1회 실점 장면에선 운이 없었다. 선두 타자 박건우를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그는 무사 1루에서 2번 류지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곧바로 폭투를 범하며 무사 2,3루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다시 한 번 폭투가 나오면서 1실점. 무사 3루가 됐다. 그래도 상대 클린업 트리오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민병헌 삼진, 김재환 1루수 땅볼, 에반스 3루수 땅볼이었다.
2회에는 2실점했다. 1사 후 허경민에게 내야 안타, 박세혁에게 1타점 우월 2루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는 김재호에게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내줬다.
하지만 나머지 이닝은 완벽했다. 직구-포크볼 투피치 투수라는 인식을 지우며 커브 활용도를 높였다. 대표적인 이닝이 4회다. 커브 2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간단히 잡았다. 박세혁을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커브로 유격수 땅볼, 후속 김재호는 포크볼로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1번 박건우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초구 커브를 던져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 타구는 잘 맞았으나 잠실 구장이 컸다.
그렇게 심수창은 1799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심수창 덕분에 불펜 투수를 아낀 한화는 1승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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