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법이 변칙 카드를 이겼다.
KIA 타이거즈가 9회말 박찬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7연승을 이어갔다. 8-9로 뒤지던 9회말 이범호의 동점 적시타로 9-9를 만들었고, 2사 만루에서 박찬호가 끝내기 우전안타를 터트려 10대9로 승리했다. KIA는 이로써 올시즌 최다인 7연승을 거뒀다. KIA 타이거즈의 팀 최다연승은 2013년에 기록한 9연승이다. 이제 2승만 더 따내면 역대 팀 최다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특히 이 승리가 값진 이유는 뒤지던 마지막 순간에 등장한 상대의 돌발 승부수를 정공법으로 이겨냈기 때문이다. 이날 한화 김성근 감독은 9-8로 앞선 9회말에 외국인 선발 요원인 카스티요를 마무리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원래 팀의 마무리인 정우람의 투구 밸런스와 몸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듯 하다. 게다가 정우람이 최근 5경기에서 매 경기 실점하며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11.05까지 치솟았던 점도 한 이유로 볼 수 있다. 마무리에 대한 신뢰감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KIA 타선은 최고 160㎞의 강속구를 뿌리는 카스티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첫 타자 필에 이어 나지완, 이범호까지 3타자가 연속 안타를 날려 9-9 동점을 만들었다. 모두 2구 이내에서 승부를 냈다. 카스티요의 등장이 예상밖이었지만, 이미 전력 분석을 통해 상대 방법을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화는 무사 1, 2루에서 정우람 카드를 꺼냈다. 정우람은 첫 상대인 서동욱 타석 때 폭투로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진루시켰다. 그리고 서동욱을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폈다. 무사 만루에서 백용환을 삼진으로 잡은 정우람은 오준혁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홈에서 포스아웃을 시켜 2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9회 대수비로 나왔던 박찬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화의 변칙 승부수가 처참히 깨진 순간이다.
이날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친 박찬호는 "9회말에 들어가며 계산을 해봤더니 2사 만루여야 내 타석이 오겠더라. '설마 오겠나'라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와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집중하며 무조건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타구 방향에 운이 따랐다"고 끝내기 안타를 친 순간을 설명했다. 이어 "끝내기 안타는 처음인데다 KIA 입단 후 6연승이 최다였는데, 내가 7연승의 주역이 돼 가슴이 벅차다. 지금 비록 백업으로 큰 역할은 아니지만, 매사 최선을 다해서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데 보탬이 되는 존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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