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선수촌이 말썽이다.
1조7000억원을 들여 '고급 호텔' 수준으로 지었다고 자부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역대 가장 아름다운 선수촌"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이용자인 선수들은 외면하고 있다.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호주, 아르헨티나, 스웨덴, 일본 등이 '저급 시설'에 불만을 토로하며 입촌을 거부하거나 일부는 방을 뺐다.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선수단은 직접 인부들을 고용해 선수촌을 정비했다. 올림픽 개최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의 선수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촌극이다.
축구는 상황이 또 다르다. 축구 열기를 올림픽에 반영하기 위해 리우 외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리우를 비롯해 브라질리아, 상파울루, 벨루오리존치, 마나우스, 사우바도르 등 6개 도시 7개 경기장에서 올림픽 본선이 펼쳐진다.
각 조는 조별리그 1, 2차전까지 한 도시에서 함께 머물다 3차전에선 같은 시각에 경기를 하기 위해 두 팀씩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대한민국, 독일, 멕시코, 피지가 포진한 C조는 조별리그 1, 2차전을 사우바도르에서 치른다. 3차전을 앞두고 대한민국과 멕시코는 브라질리아, 독일과 피지는 벨루오리존치로 날아간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월드컵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전면에 나서는 올림픽의 숙박 형태는 다르다. 월드컵은 나라마다 숙소가 다르지만, 올림픽 축구는 개최 도시를 제외한 다른 도시의 경우 호텔 한 곳을 지정한다. 사우바도르의 '축구 선수촌'은 3.5성급인 그란 호텔 스텔라 마리스다. 4개팀이 '적과의 동침'을 해야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강제 사항은 아니다. 올림픽 선수촌 입촌 거부처럼 다른 숙소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숙박은 자국 부담이다. 선수단 안전 등 경호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한국이 속한 C조에서는 딱 한 팀이 '기분좋은 왕따'를 자처했다. 독일이 입촌을 거부하며 이탈했다. 지정 숙소 근처의 환경이 더 나은 호텔에 묵고 있다. 선수단은 안전은 사설 경호 업체가 맡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의 '축구 자존심'일까. 아니면 '돈 자랑'일까.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올림픽 정신'을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올림픽대표팀은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다.
반면 태극전사들은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윗층에는 멕시코가 기거하고 있고, 피지도 한 층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마주칠 기회는 많지 않다는 것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전언.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조리장이 날아와 끼니 때 마다 한식도 챙겨먹고 있다.
선수들은 해가 떠 있을 때에는 해변 산책도 한다. 그러나 일몰 후에는 '산책 금지'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밤에는 외출을 금지하고 있다. 훈련장 이동시에는 현지 경찰로부터 '국빈급 에스코트'를 받는다.
독일의 숙소 이탈을 바라보는 양갈래 시선. 올림픽도 어느덧 '빈부격차'를 느껴야 할 무대가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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