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둔 '원티드', 동시간대 방영중인 MBC 'W'와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 치여 시청률은 3위를 달리고 있지만, 숫자 그 이상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SBS 수목극 '원티드'는 그간 리얼리티 스릴러 드라마를 표방하며 다양한 사회 문제를 꼬집어왔다. '아동학대' 문제로 시작해 '가정 폭력', '모방 범죄', '불법 임상실험' '쇼윈도 부부' 등 다소 민감한 사회적 이슈들을 수면 위로 꺼내놨다.
'원티든'는 연예계와 미디어의 차가운 이면을 드러내며 서막을 열였다. 동료가 범인에게 인질로 잡혀도 시청률을 위해 카메라를 먼저 들이대고, 정혜인(김아중)의 아들을 찾기 위해 범인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이기적인 인간의 면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권위 있는 교수가 번듯해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가정에서는 아내와 아들을 학대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가정폭력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아이에게 전한 "네가 뭘 잘못한 게 아니다. 어른들이 나빴다"는 메시지는 실제 가장 폭력의 피해자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가 됐다는 반응이다.
이어 가난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불법 임상실험을 자행한 의사의 이야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행복한 척해온 유명인의 쇼윈도 부부 문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모방범죄와 범죄자 팬클럽의 창설이라는 가까이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을 점차 꺼내놨다.
최근 방송된 13, 14회에서는 사회고발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정혜인의 아들을 납치하고 리얼리티쇼를 만들도록 지시한 이가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 최준구(이문식) 방송국 국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배경에는 8년 전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임신한 아내를 잃었던 최준구의 비극이 숨겨져 있었다. 이문식을 통해 거대 기업의 횡포에 의해 일상을 잃은 사람들을 조명했고, 실제로 벌어졌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진짜 사망 원인을 은폐한 연구자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했던 의사의 모습은 우리 현실 속 이기주의와 그대로 닮아 있었다.
화제 속에 종영한 tvN '시그널' 역시 실제 미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 성수대교 붕괴 등 잊혀져선 안될 사건들을 긴박감 넘치게 표현했다. 드라마가 몰입감을 더할수록 시청자들은 사회 구조의 추악한 면들을 더욱 생생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요즘 사회에서 보기 힘든 정의로운 인물 이재한(조진웅)이 20여 년 후의 경찰에게 던지는 "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만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먹고 잘살아요?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라는 메세지는 사람들의 가슴을 강하게 두드렸다.
앞으로 남은 2회 동안 '원티드'는 최준구의 비극 뒤에 숨은 또 다른 배후를 밝힐 예정이다. '원티드'는 '시그널'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단순한 멜로나 오락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잊혀져선 안될 이슈들을 다시 꺼내놓으며 사회적 순기능을 수행하는 중이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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