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싸워줘서 고맙다."
머리를 움켜쥔 아들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금메달을 의심치 않았을 아들이 견뎌야 하는 상처를 생각해면 아찔 또 아찔했다. 하지만 막내 아들은 잘 싸웠다. 말썽 한 번 부리지 않고 태극마크를 단 안바울(22·남양주시청)은 집안의 영웅이었다. 그의 어머니 봉경숙 씨, 아버지 안철준 씨는 "정말 잘했다.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안바울의 부모는 7일 밤부터 경기도 안양 동안구 안양동부교회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가족, 교인 등 30여명이 모여 앉아 응원을 했다. 예상대로 8강까지 거침 없었다. 32강전 한판, 16강전도 한판, 8강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복병' 리쇼드 소비로프(세계랭킹 11위)를 절반으로 꺾었다. 소비로프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 동메달리스트다.
준결승 상대 '숙적'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세계랭킹 6위)도 이번에는 넘어섰다. 상대 전적에서 2전2패로 열세이지만,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되치기로 유효 판정을 끌어냈다. 기술은 대등했으나, 체력에서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결승에서 이탈리아 파비오 바실레(세계랭킹 26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 수 아래 상대였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경기 시작 1분24초만에 업어떨어뜨리기로 한판패를 당했다.
안바울은 경기 후 "방심한 것 같다"고 짙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어머니 봉 씨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준결승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꺾은 뒤 긴장이 풀어진 것 같다. 힘이 갑자기 빠졌다는 느낌"이라며 "(안)바울이가 정말 아쉬울 것이다. 부모의 마음도 그렇다. 그렇지만 정말 잘 했다. 지금 성적에 만족한다. 열심히 싸워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아버지 안 씨는 "대견하다"고 했다. 그는 "남자 아이라 운동 하나는 시켜야겠다는 마음에 도장에 함께 갔다. 사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고 그만둔다고 할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1년 뒤 전국대회에서 초등부 최우수선수에 오르더니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우승만 하더라. 첫 올림픽인 점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잘 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또한 "도복을 벗은 평소에도 정말 좋은 아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머니 봉 씨는 "아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겠다"고 했다. 그는 "사실 집에 오면 (안)바울이가 잠부터 잘 것 같다. 아들이 평소에도 훈련 마친 뒤 잠만 잔다"며 "일어나면 맛있는 고기를 구워주고 싶다. 우리 아들은 돼지 고기, 소고기 다 잘 먹는다. 고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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