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식(26·고양시청)-윤진희(30·경북개발공사) 부부에게 리우는 잊을 수 없는 곳이다.
부상의 시련을 딛고 '사상 첫 부부 동반 올림픽 출전'에 성공한 원-윤 커플은 기적 같은 두 개의 성과를 얻었다. 먼저 '아내' 윤진희는 8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역도 여자 53㎏급에서 그야말로 '하늘이 준' 동메달을 수확했다. 4위에 머물던 윤진희는 1위 선수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년만에 돌아온 올림픽서 얻은 쾌거였다. 그는 "8년 동안 같은 번호를 찍어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라고 했다.
9일 남자 69㎏급에 나선 '남편' 원정식은 9위에 머물렀지만, 4년간 준비했던 것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말이 쉽지 경기 후 '후련한' 기분을 가진 선수가 몇이나 될까. 원정식은 이날 인상 143㎏과 용상 177㎏을 합해 320㎏를 들어 올렸다. 자신의 최고기록인 326㎏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원정식의 표정은 밝았다. 원정식은 "부상 없이 끝나서 다행이다. 경기 전에도 메달을 떠나 후회 없게만 하자고 다짐했었는데 후련하다"고 했다.
물론 아직 부상 트라우마는 남아 있다. 원정식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용상 183㎏을 들다 종아리 근육 파열로 플랫폼 위로 쓰러졌다. 부상을 딛고 최고의 무대 위에 다시 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그다.
끝이 아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그리고 이번 리우올림픽, 모두 2번의 올림픽에 나선 원정식은 또 한번의 올림픽을 꿈꾸고 있다. 물론 이번에도 아내와 함께다. 원정식은 윤진희가 동메달을 딴 날 같이 산책하며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출전해보자"고 제안했다. 윤진희는 펄펄 뛰었다. 힘든 과정을 다시 반복하지 않고 싶어서였다. 그는 "그 말을 듣고 남편을 한대 때릴 뻔 했다"고 했다. 윤진희의 반대에도 원정식은 단호하기만 하다. "벌써 한대 맞았다. 내 생각은 변함없다. 아내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도 출전하더라. 충분히 할 수 있다."
원정식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 더불어 숙제도 생겼다. 그는 "좀 더 확신을 갖고 해야한다. 나는 약간 간을 보는 스타일이다. 될까 안될까 걱정한다. 아까도 다리를 벌릴까 말까 망설였다. 4년 전만 해도 패기로 했는데 다치고 나서 몸이 진짜 좋지 않은 이상 조금 망설이게 된다. 이를 깨야 한다"고 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원정식의 역도 시계는 계속 흐른다. 이번 대회는 끝났지만 이 곳에서 전국체전을 위해 훈련에 나선다. 그리고 다시 올림픽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올림픽 준비 과정이 재밌다"고 웃었다.
원-윤 부부는 또 한번의 올림픽에 동반 출전할 수 있을까.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대단하다. 윤진희가 경기할 때 원정식이 찾아가 힘을 불어줬고, 거꾸로 원정식의 경기장에는 윤진희가 찾아 열띤 응원을 보냈다. 경기 후에도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함께라서 더욱 강해지는 힘, 이런 것이 바로 시너지다. 그 '함께'가 부부일 때 최고로 강력해지는 힘이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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