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장혜진(29·LH)은 천재는 아니었다.
'후배' 최미선 기보배가 어린시절부터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를 단 한번도 받지 못했다. 대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최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에게 올림픽은 악연이었다. 3명까지 주어진 2012년 런던올림픽 선발전에서 4위로 탈락했다. 말그대로 한끗차였다. 아쉬운 탈락에 의욕을 잃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활을 잡았다. 4년만에 돌아온 올림픽 선발전. 그는 또 다시 선발과 탈락의 경계에 섰다. 강채영과 피말리는 접전 끝 마지막 주어진 티켓을 따냈다. 강채영과의 점수차는 단 1점이었다.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난 해 9월 리우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 후보 선수로 참가한 장혜진은 도둑훈련을 하며 "여기서 반드시 활을 쏘겠다"는 독기를 품었다.
그 독기는 리우땅에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삼보도르무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4강에서 기보배를 꺾고 결승에 오른 장혜진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까지 거머쥐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번째 2관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수녕(1988년 서울)-조윤정(1992년 바르셀로나)-김경욱(1996년 애틀랜타)-윤미진(2000년 시드니)-박성현(2004년 아테네)-기보배(2012년 런던)으로 이어진 한국 여자 '2관왕'의 계보도 이었다.
두 후배들에 비해 경험이 부족했던 장혜진은 이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발이라도 더 쏘려고 일찍 훈련장에 나왔다. 그에게 두가지 좋은 계시가 있었다. 장영설 양궁협회 전무의 꿈에 등장했다. 여기에 지난 겨울 상파울루 전지훈련 갔는데 유난히 컨디션이 좋았다. 잘하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긍정적인 그녀 답게 '어렵게 간 올림픽이니만큼 잘하려 하지말고,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다.
가진게 많지 않은 장혜진은 온전히 노력의 힘으로 최고의 자리에 섰다. 장혜진이 대표팀 선발 과정 7개월간 쏜 화살은 무려 4000발, 점수를 확인하러 과녁을 오간 거리만 총 182㎞다. 리우올림픽을 준비하고 부터는 더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장혜진은 1위가 확정된 후 환하게 웃었다. 그녀의 별명은 '짱콩'이다. 땅콩 중 최고가 되라는 뜻이었다. 노력 '짱'이었던 그는 세계의 '짱'이 됐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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