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울산 한화-롯데전에 앞서 계형철 육성군 총괄코치(63)가 울산구장을 찾았다. 1군과 함께 원정 이동할 이유가 없는데 경기전 김성근 감독방을 찾아 인사를 하고 면담도 했다. 이틀 후 한화는 투수코치 교체를 발표했다. 계형철 코치가 메인 투수코치, 이상군 투수코치가 불펜 담당으로 이동했다. 불펜을 맡았던 정민태 투수코치는 신경현 배터리코치와 함께 2군으로 내려갔다.
올해들어 벌써 세번째 투수코치 교체다. 시즌 개막은 일본인 고바야시 세이지 투수코치로 시작했다. 팀 패배가 많아지며 꼴찌로 추락하자 정민태 투수코치를 2군에서 올렸다. 당시 고바야시 투수코치는 1군 매니저를 통해 2군행(서산)을 통보받고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고가 없는 한국에 김성근 감독만을 보고 왔는데 절차에 대해 아쉬워하며 일본으로 돌아갔다. 일각에선 감독이 코치 이동에 대해 일일이 개별면담후 통보할 필요는 없다고 맞섰다.
이후 정민태 투수코치 체제는 두달 가까이 이어졌지만 지난달 2일 갑자기 정민태 코치와 이상군 코치의 보직이 바뀌었다. 정민태 코치가 불펜을 담당하고, 덕아웃에는 이상군 코치가 들어왔다. 그리고 이날 세번째 투수코치 교체. 이는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되짚어봐도 예를 찾기 힘들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코치진 교체를 먼저 하는데 한 두 차례에서 그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투수코치의 경우 주된 임무가 로테이션 체크와 투수교체타이밍인데 이는 어느 감독이나 팀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를 챙기지 않는 감독은 없다. 투수코치가 독단적으로 뭔가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모든 것은 감독이 칼자루를 쥐고 운영한다. 특히 김성근 감독의 경우 9할 이상을 스스로 결정한다. 김성근 감독 밑에서 투수코치를 했던 A코치는 "김성근 감독님이 직접 투수들의 로테이션을 챙기고, 건강 이상 등만 투수코치에게 물어본다. 투수코치는 감독과 선수사이의 가교역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투수코치 교체 사유에 대해 "분위기 쇄신 차원이다. 계 코치와는 오래 일해왔고, 말을 잘하기 때문에 투수들과도 대화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투수코치 교체를 통해 선수들에게 재차 분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따른다.
한화는 13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이 5.75로 전체 9위다. 불펜 위주로 마운드를 운영중이지만 선발진이 허물어진 상황에서 악전고투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4위권과 4게임차 밖에 나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은 아직 기회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40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또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교체 첫날인 13일 KIA전에서는 4대6으로 역전패 당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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