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사했습니다. 제 능력이 됐다면 마산에서 맛있다는 장어구이라도 대접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kt 위즈는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2대3으로 패하며 9연패 늪에 빠졌다. 투수들이 조금 버티는가 싶으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점수를 내주면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1군 2년차 막내팀이기 때문에 순위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즌 전망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의 긴 연패는 아쉽기만 하다. 수준 미달의 외국인 선수, 주축 선수들의 도미노 부상, 야구 외적 악재 발생 등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로기 상태에 놓인 kt 선수단이지만, 그래도 정신차려야 한다. 당장 순위를 떠나 한 경기라도 이기려고 이를 악물고 달려들어야 한다.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kt와 NC의 경기가 열린 13일 마산구장에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3루 외야석에 김주일 응원단장을 비롯해 약 300여명의 대규모 kt 응원단이 자리를 잡은 것. 현지 kt팬들을 동원한 게 아니었다. 이 팬들 모두 수원에서 버스를 대절해 창원에 내려왔다. 이 팬들은 이기고, 지는 것에 상관없이 경기 내내 kt 선수들을 위해 목청 터져라 응원을 했다. 수적으로 훨씬 많은 NC 홈팬들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는 '투혼'을 펼쳤다.
kt는 올시즌 5번의 원정 단체 응원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날 이벤트가 올해의 마지막 단체 원정 응원이었다. 사실 kt는 큰 걱정을 했다고 한다. 긴 연패, 그리고 무더위까지 겹쳤다. 시기도 휴가철이었다. 창원은 수원에서 가장 먼 원정지였다. 너무 적은 팬이 원정 동행 신청을 하면 부끄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5번의 이벤트 중 가장 많은 팬들이 참가 신청을 했다. 이 팬들은 이 1경기를 보기 위해 5시간이 넘는 이동시간을 가지며 kt 선수단을 찾았다. 자신들의 응원에 kt가 연패 탈출만 할 수 있다면 고속도로 정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원정길에 올랐다고 한다.
현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지켜본 kt 관계자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다. 최근 경기를 보면 화를 내셔도 할 말이 없는데, 이렇게 큰 사랑을 보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하며 "당일 일정이라 많이 힘드실 것이다. 정말 맛있는 장어구이라도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인원에 안전, 예산상 문제가 있어 그렇게 후한 대접은 하지 못했지만 구단은 햄버거 세트와 응원 용품을 지급하며 최선의 지원을 했다.
이날 응원단 중에는 3명의 가족이 나란히 kt의 유니폼을 입고 열띤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아빠 오선철(45)씨와 엄마 최영신(43)씨, 그리고 아들 운일(6)군은 힘든 여정에도 불구하고 싱글벙글이었다. 아빠 오씨는 "우리 가족은 오늘 원정 응원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며 "마산구장까지 오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많은 팬들과 함께 오게 돼 너무 좋았다. kt 선수들도 열심히 해서 연패를 끊고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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