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함께 하지만 종착점은 다르다.
K리그 클래식은 33경기를 마친 뒤 '윗물'과 '아랫물'로 나뉜다. 33라운드까지 1~6위에 포진한 팀은 '윗물'인 스플릿 그룹A에서 클래식 우승 타이틀(1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2~3위)을 다툰다. 반면 7~12위 팀들은 '아랫물' 스플릿 그룹B에서 강등권(11~12위) 탈출이라는 생존경쟁의 장에 내던져진다. 청운의 꿈을 안고 출발한 시즌, 영광과 생존이라는 명제 선택엔 큰 고민이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원한다고 해서 가질 수 없는 영광이다.
반환점을 돈 클래식은 이제 스플릿 라운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전히 전북 현대(승점 56)가 단독선두를 질주 중인 가운데 상위권과 하위권의 경계선은 점점 짙어지는 모양새다. 상하위권 팀들이 정면충돌하는 25라운드에서 그 경계선은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반전 또는 결말
FC서울(승점 46·2위)을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전남(승점 31·29득점·8위)은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최근 5경기서 3승(1무1패)을 쓸어 담았지만 여전히 그룹A권 마지노선인 6위 제주(승점 34·6위)와의 격차가 있다. 남은 홈 경기 일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서울전은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야 할 승부다. 슈퍼매치에서 승리를 거두며 4연승 중인 서울도 갈길이 바쁘다. 선두 전북과의 승점차는 여전히 두 자릿수다. 25라운드를 마치면 ACL이 재개된다. 홈, 원정을 오가면서 리그 일정까지 병행하는 가혹한 행군을 이겨내기 위해선 이번 전남전 승리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산둥 루넝과의 ACL 8강 1차전 대비를 위해서라도 이번 전남전에서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그룹A 문턱까지 치고 올라온 광주(승점 32·7위)도 눈빛을 반짝이고 있다. 지난 제주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제주와의 간격은 이제 2점에 불과하다. 이번 성남(승점 38·4위) 원정에서 승리를 따낸다면 그룹A 진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광주를 막아내야 하는 성남의 부담감이 상당해 보인다.
꼴찌 수원FC(승점 19)와 간격을 벌려 놓은 인천(승점 24·11위)은 전북전에서 굳히기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26경기 연속 무패(15승11무) 중인 전북의 기세를 꺾기엔 다소 힘이 부족해 보인다.
너를 잡아야 내가 산다
살 떨리는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승점 39·3위)과 상주(승점 36·5위)가 또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기나긴 무승을 떨치고 반전에 성공한 울산은 그룹A권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2경기서 무승(1무1패) 중인 상주는 반전을 꿈꾸고 있다. 윤정환 울산 감독과 조진호 상주 감독의 자존심 대결도 눈길을 끈다. 상주는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히던 울산을 2대0으로 완파한 바 있다. 두 번째 대결에선 울산이 1대0으로 이겼지만 '수비축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력을 강화한 윤 감독과 '수비축구 논란'의 상대 당사자였던 조 감독 모두 눈을 불태우고 있다.
수원 삼성(승점 28·10위)과 포항(승점 31·9위)도 이번엔 승부를 내겠단 각오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친 바 있다. 슈퍼매치에서 패배를 맛본 서정원 수원 감독은 "포항전에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으로 9위까지 추락한 포항의 최진철 감독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꼴찌 수원FC는 제주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3연패 탈출을 노리고 있다. 최근 원정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 중인 제주가 '원정 징크스'에 또 발목이 잡힐 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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