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의 희망 성지현(25)이 준결승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성지현은 17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4관에서 벌어진 여자단식 8강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과의 경기서 0대2로 패했다.
세계랭킹 7위 성지현은 세계 1위 마린과의 역대전적에서 열세였기 때문인지 경기 내내 버거운 모습이었다. 표정은 물론 몸도 무거워 보였다.
23세의 마린은 최근 급성장한 무서운 신흥강호다. 2013년까지만 해도 국제무대에서 신인급 무명이었지만 2014년과 2015년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세계 최강으로 떠올랐다. 성인무대에 데뷔한 지 불과 2년 만에 세계랭킹 1위로 등극해 1년여째 군림하고 있다. 가끔 2위를 오갔을 뿐이다.
그런 마린에게 성지현은 아픈 기억이 많았다. 역대 맞대결 전적 1승5패로 크게 열세다. 2015년 8월 인도네시아 세계선수권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마린의 벽에 막혀 동메달에 만족했다. 당시 성지현은 경기중 허벅지 부상에 비디오 판독(챌린지) 오류 등의 불운까지 겹쳐 아깝게 1대2(17-21, 21-15, 16-21)로 패했다.
그후 정확히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아쉬운 패배였다.
하지만 다시 만난 마린은 기량이 더 성장했고 경기 운영 능력과 파이팅도 성지현에 앞섰다. 성지현은 1세트 초반에는 대등하게 경기를 펼쳤다.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기동력에서 마린을 따라잡지 못하며 역전의 발판을 좀처럼 잡지 못했다.
2세트는 더 암울했다. 1세트 완승의 기세를 앞세운 마린은 거세게 몰아붙였고 성지현은 어느새 0-8까지 밀렸다. 이 과정에서 성지현은 기가 죽은 듯 이전과 달리 다소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치명적이었다. 성지현은 한때 11-15까지 추격해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지능적인 플레이로 고비를 요리조리 피해가는 마린을 따라잡기에는 잃어버린 초반 점수가 너무 컸다.
이로써 한국 배드민턴은 남자단식 손완호만 8강전을 남겨놓게 됐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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