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던 한화 이글스 마운드에 새로운 반등의 신호가 켜졌다. 25일만에 부상을 떨쳐내고 우완 선발 요원 송은범이 돌아온 것이다. 송은범은 지난 16일 청주 두산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바로 실전에 중간계투로 투입돼 구위와 몸상태를 점검했다.
딱 여기까지가 희망적인 대목이었다. 어쨌든 한화로서는 시즌 막판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선발이 가능한 송은범의 복귀가 반가웠다. 송은범이 가세함으로써 여러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투수진 운용의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실전에 모습을 드러낸 송은범이 앞으로 얼마나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부상 이후 첫 등판에서 매우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송은범은 1군 복귀 첫 날인 두산전에서 1-5로 뒤진 5회말 2사 1, 3루 때 선발 윤규진을 구원 등판했다.
그러나 3명의 타자를 상대해 아웃카운트를 단 한개도 잡지 못한 채 무려 4실점을 하고 말았다. 첫 상대인 김재환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후속 양의지에게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이어 오재일에게도 중전안타를 내주고 정재원과 교체됐다.
오랜만의 실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나 처참한 내용이다. 144㎞까지 나온 직구는 힘이 없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나 상대를 전혀 속이지 못했다. 부상 이후 첫 복귀전에서 안타나 실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송은범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는 경기감각 차원의 문제라기 보다는 '기량' 자체가 아직 1군 타자들을 이겨내기에는 부족하다는 뜻일 수 있다. 실전 연습은 퓨처스리그에서 했어야 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치열한 순위싸움 중이다. 매경기 승패의 흐름이 팀 분위기와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송은범의 부진도 아쉬웠지만, 벤치의 신중하지 못한 결정도 아쉬움을 남긴다. 송은범을 이날 1군에 등록하기 위해 한화 벤치는 신인 사이드암스로 김재영을 제외했다. 김재영은 지난 11일에 1군에 모처럼 복귀했는데, 단 한 경기에도 나오지 못한 채 2군으로 돌아갔다. 최근 한화는 이런 식의 엔트리 조정이 빈번하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선수 엔트리를 구성한다기보다는 뭔가 쫓기듯 급하게 엔트리를 조정한다는 인상을 남기고 있다.
급기야 김재영은 써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해서 불러온 송은범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조금 더 구위와 자신감을 회복해야 할 것 같지만, 당장 1군에서 활용돼야 한다. 과연 송은범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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