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테이블세터가 수상하다. 승부처에서 좀처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며 팀도 치고 나가질 못한다.
한화는 16일 청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3대13으로 완패했다. 상대가 잘 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타선이 무기력했다. 1승의 가치가 남다른 시점에서 안타가 산발적으로 터졌다. 두산 선발 허준혁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었으나 상대 포수 양의지 볼배합에 완전히 당했다.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려야 하는 '키 플레이어'가 침묵하면서 휘모리장단도 없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야수들이기에 언제든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 그 걸로 끝이었다. 9회 내내 빅이닝은 없었다. 승부가 기운 경기 중반 한 두점 추격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1만 관중이 가득찬 청주 구장은 유난히 조용했다.
믿었던 2번 이용규가 침묵한 게 뼈 아팠다. 그는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로 1볼넷을 얻는 데 그쳤다. 1회 무사 1루에서 볼넷, 2회 2사 만루에서 투수 땅볼, 5회 무사 2루에서는 포수 파울 플라이였다. 그는 7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용규는 이날 현재 368타수 126안타로 3할4푼2리의 아주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커리어 하이인 지난해 3할4푼1리보다 나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다른 수치도 나무랄 데 없다. 멀티히트 경기수는 42번으로 이 부문 4위, 타석당 삼진은 0.06개로 1위다. 그는 변함없이 '용규 놀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가을야구 최대 분수령인 2연전 체제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다. 지난 9일부터 치른 7경기에서 타율은 고작 2할1푼4리, 32번 타석에 들어서 안타 6개에 볼넷 4개가 전부다. 이 기간 출루율은 3할1푼3리로 팀 내 하위권이고, 전매특허 밀어치는 안타가 실종됐다.
한화는 이용규가 침묵하면서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의 시너지 효과도 별로 없다. 2연전 체제 7경기에서 1~2번 타율은 2할3푼6리로 10개 구단 중 8위. 이 부문 1위 삼성(0.391)과 무려 1할5푼 이상 차이가 난다. 3번부터는 송광민, 김태균, 로사리오 등 타점 능력을 갖춘 타자가 버티고 있지만 기대만큼 밥상이 차려지지 않는다. 1번 정근우는 이 기간 3할3푼3리로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2번에서 흐름이 뚝 끊기는 요즘이다.
이용규도 마음이 답답하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이 때문일까. 그는 16일 경기 뒤 특타를 하며 나머지 수업을 했다.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으로 배팅볼을 때리며 감을 찾는데 주력했다. 과연 이용규는 언제 살아날까. 한화는 이용규가 터져야, 테이블세터가 함께 폭발해야 치고 나갈 수 있다.
청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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