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사람들은 댄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를 잊지 못한다.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핵'이었던 둘은 1999년 이글스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다. 로마이어, 데이비스를 품은 한화 타선은 무서울 게 없었다. 그해 로마이어는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2리-45홈런-109타점, 데이비스는 130경기에 나서 3할2푼8리-30홈런-106타점을 기록했다. 둘이서 75홈런-215타점 합작. 지금까지 한시즌 100타점을 넘긴 한화 외국인 타자는 1999년 로마이어, 데이비스 둘뿐이다. 1999년 로마이어의 45홈런-109타점은 역대 이글스 외국인 타자의 한시즌 최다 홈런, 타점 기록이기도 하다.
다음해인 2000년에 로마이어는 2할9푼6리-29홈런-96타점, 데이비스는 3할3푼4리-22홈런-80타점을 생산했다. 첫 해보다 임팩트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로마이어는 1999년과 2000년, 두 시즌을 뛰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는데, 데이비스는 인연을 이어갔다. 1999~2002년, 2004~2006년까지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1푼3리-167홈런-591타점을 기록했다.
한화팬들은 올시즌 윌린 로사리오를 보면서 '추억의 이름'인 로마이어, 데이비스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것 같다.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로사리오가 로마이어, 데이비스를 넘어 단일시즌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현재 110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431타수 143안타)-29홈런-104타점-OPS 0.984-득점권 타율 0.350. 최다안타와 타점 2위, 홈런 4위, 타격 12위에 랭크돼 있다. 찬스에서 강해 홈런에 비해 많은 타점이 눈에 띈다. 연봉 130만달러가 아깝지 않은 활약이다.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와 함께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을만 하다.
그는 꾸준했다. 21일 kt 위즈전까지 지난 10경기 중 9경기에서 안타를
신고하고, 8경기에서 타점을 뽑았다. 4월부터 매달 3할이 넘는 월간 타율을 마크했다. 지난 4월 3할7리로 시작해, 5월에 3할4리를 찍었는데, 6월에 3할4푼7리, 7월에 3할4푼6리, 8월에 3할6푼까지 올랐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999년 로마이어의 109타점은 물론, 한화 선수 최다 타점까지 갈아치울 수 있을 것 같다. 110경기에서 104타점을 기록해 경기당 0.95개. 남은 33경기에서 31.2타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다. '전설' 장종훈 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가 1992년 기록한 119타점이 최고 기록인데, 이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올타임 최고 외국인 선수'는 몰라도, 단일 시즌 최고임은 분명해 보인다.
로마이어와 데이비스 이후 한화는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타자를 갖지 못했다. 2014년 타율 3할2푼6리-17홈런-92타점을 기록한 펠릭스 피가 눈에 띄는 정도다.
한화 관계자는 "로사리오가 첫 시즌이라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가 이를 수는 있다. 경기 수와 세세한 팀 기여도 또한 세세하게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성적뿐만 아니라 인성과 팀 융화, 팀에 대한 충성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라고 할만 하다"고 했다. 과거 뛰어난 성적을 앞세워 우월 의식을 갖고 국내 선수를 내려다보거나,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던 선수와 다르다는 설명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한화 주요 외국인 타자 시즌 성적
연도=선수=경기=타율=안타=홈런=타점
1999=로마이어=132=0.292=142=45=109
1999=데이비스=130=0.328=172=30=106
2000=로마이어=123=0.296=140=29=96
2000=데이비스=107=0.334=140=22= 80
2001=데이비스=130=0.335=166=30= 96
2002=데이비스=115=0.287=116=21=72
2005=데이비스=118=0.323=139=24=86
2007=크루즈=121=0.321=134=22=85
2014=피에=119=0.326=145=17=92
2016=로사리오=110=0.332=143=29=104
※로사리오 기록은 8월 22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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