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퇴축구', '스틸타카'라는 수식어가 낮설다.
동해안라이벌이자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 울산 현대와 포항의 민낯이다. 클래식 27라운드를 마친 현재 두 팀은 나란히 29골을 얻었다. 경기당 평균 1골을 간신히 넘는 수치다. 클래식 12팀 중 이들보다 더 적은 득점을 올린 팀은 수원FC(23점)과 인천(28점) 등 최하위권 두 팀 뿐이다. 최다득점팀인 FC서울(52득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차이다.
울산은 승점 39로 상주(승점 39·47득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득점에서 밀리며 순위가 내려앉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 시즌 공격축구 유도를 위해 골득실 대신 다득점을 우선하기로 한 변화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사실 골득실로 따져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울산의 골득실차는 -6으로 상주(+3)에 어차피 뒤진다. 33라운드 이후 가려질 스플릿 그룹A(1~6위팀)권 팀 중 득점보다 실점이 많은 팀은 울산이 유일하다. 승점 35인 포항(8위)은 올 시즌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울산은 유효슈팅 시도가 165회로 12팀 중 5위다. 시도는 활발했다. 그러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유효슈팅 당 득점 비율이 0.18로 수원FC와 함께 최하위권이다. 포항은 유효슈팅 당 득점 비율이 0.2로 울산보다는 앞서지만 유효슈팅 자체가 133회로 크게 적다.
울산은 '믿을맨'이 없다. 외국인 공격수 코바가 6골로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믿었던 '군데렐라' 이정협은 22경기서 단 3골을 얻는데 그쳤다. 지난달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멘디가 3골로 뒤를 따르고 있으나 박성호(8경기 1골) 서명원(3경기 무득점) 등 공격수들의 성적표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수준이다.
포항은 특정 선수에 대한 지나친 공격 편중이 문제다. 양동현(10골)과 심동운(8골)이 전체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을 뒷받침해 줄 대안이 없다. 두 선수에게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재미없는 축구'에도 불구, 팬들의 사랑은 변함 없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은 13차례 홈 경기서 평균 8227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포항은 8540명을 불러 모았다. 오랜기간 지역에 뿌리내린 두 팀의 역사와 구단의 노력, 팬들의 사랑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그러나 '맹목적인 사랑'에도 한계는 있다. 골이 터지지 않는 답답한 축구에 팬들의 박수 소리는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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