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치 못한 독주다.
'무등산 패트리어트' 정조국(32·광주)의 발끝이 날카롭다. 정조국은 31일 현재 26경기 16골로 K리그 클래식 개인 득점 선두다. 문전 앞에서 드러내는 해결사 기질, 풍부한 경험에 바탕한 위치선정, 꾸준함까지 모두 돋보인다. FC서울에서 광주로 이적할 때 주를 이루던 '한물 갔다'는 평가는 어느새 쏙 들어갔다. '강등 1순위'로 지목됐던 광주가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며 버티고 있는 배경엔 정조국이 있다.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데얀(35·13골)과 아드리아노(29·12골)는 득점 부문에선 '경쟁자'다. 전반기만 해도 골폭풍을 몰아친 아드리아노의 시대였다. 그러나 아드리아노가 성남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가격한 뒤 징계를 받아 7월 한 달간 '개점휴업'한 사이, 데얀이 빈 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치고 올라왔다.
클래식의 '허리싸움'은 득점경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양동현(30·포항)과 레오나르도(30·전북 현대), 산토스(31·수원 삼성)가 10골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나란히 9골을 기록 중인 박주영(31·FC서울) 박기동(28·상주) 로페즈(26·전북) 심동운(26·포항)과의 간격이 크진 않다.
클래식은 33라운드를 마친 뒤 그룹A(1~6위), 그룹B(7~12위)의 스플릿 체제에 돌입하고, 5경기를 더 치른다. 하지만 개인 득점 순위는 스플릿과 관계 없이 합산해 이뤄진다. 지난해 그룹B 울산 현대 소속이었던 김신욱(현 전북)이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5년 만에 '토종 득점왕 시대'를 열었다.
프로데뷔 14년 통틀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정조국은 생애 첫 득점왕의 꿈을 꾸고 있다. 훈풍이 두 번이나 불었다. 전반기에만 13골을 터뜨렸던 경쟁자 티아고가 지난달 성남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했다. 아드리아노도 발이 묶이면서 정조국과의 격차가 벌어졌다. 지금의 골 감각만 유지한다면 '득점왕'이 꿈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집중견제와 체력적 부담, 부상-경고누적 등 변수를 어떻게 이겨낼 지가 관건이다.
데얀, 아드리아노의 추격이 볼만하다. 두 선수 모두 클래식(데얀)과 챌린지(2부리그·아드리아노)에서 각각 득점왕을 품에 안은 경험이 있다. 승부처에서 강했다. 외부환경도 좋다. 출중한 개인 기량 뿐만 아니라 풍부한 2선 자원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 같은 소속팀이라는 현실은 제약이 아닌 자극제다.
골폭풍엔 예보가 없다. 남은 클래식 일정(10경기)을 감안하면 구도는 언제든 깨질 수 있다. 팀 순위 싸움 못지 않게 흥미진진한 2016년 K리그 클래식 득점 경쟁의 현주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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