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밀정'에서 '홍일점' 한지민의 활약이 만만치 않다.
사실 '밀정'은 이정출 역을 맡은 송강호, 김우진 역을 맡은 공유, 두 남자의 속고 속이는 암투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 맞다. 하지만 극중 한지민이 연기한 연계순은 이정출의 변화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는 인물이자 의열단에서 가장 담대하고 우직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인물이다. 게다가 잘 드러나지 않은 멜로 포인트까지 제공하며 '숨은 공로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때문인지 한지민은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힘든 촬영은 다 포함된 연기를 해냈다. 경성으로 폭탄을 옮기는 기차에서는 밀정을 찾아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경성역에서는 남성 못지않은 총격 액션으로 시원함을 선사했다. 또 서대문 형무소에서는 고문을 받는 장면까지 연기해내며 '밀정'의 완성도에 기여했다.
이에 송강호는 중국 상하이 촬영중 한지민에게 "'밀정'은 너의 영화다"라고 말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기운을 북돋기 위한 주문은 아니었다. 송강호는 인터뷰에서 "연계순 캐릭터는 '밀정'에서 가장 상징적이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연계순을 보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정출의 모습은 가장 보호해야할 것을 지켜주지 못한 슬픔이 담겨있다"며 "마지막에 한지민의 작은 손이 보이는데 '작은 손 하나 잡아주지 못했다'라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송강호는 "연계순이란 인물은 단순히 여자 의열단원이라는 존재라기 보다는 이 영화가 궁극적인 목표로 했던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주된 감정이고 중요한 역할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연계순은 의열단원이자 여성 독립운동가 현계옥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대구 출신 기생이었던 현계옥은 19세때 '운수좋은날'을 쓴 현진건의 형 현정건과 연인이 된 후 1919년 함께 의열단에 합류했다. 단장 김원봉으로 부터 폭탄제조법과 사격술을 배운 현계옥은 중국 만주와 상하이 지역에서 다양한 비밀 공작 활동을 펼치다 시베리아로 망명한 인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인물이 연계순이다. 김우진(공유)과의 로맨스가 '살짝' 곁들여진 것도 현계옥과 현정건의 사이에 착안한 셈이다.
이같이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기 때문에 연계순을 연기한 한지민은 ""테크닉보다는 독립을 위해 싸웠던 열사의 순수한 마음 하나만 가지고, 잊지 말고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로 인해 한지민의 연계순은 극중 여느 캐릭터 못지 않은 임팩트 있는 인물이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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