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프로그램 포맷이 기억에 남아야 하는데, 프로그램 출연자가 가장 인상 깊었다.
추석 '대목'을 맞이해 각 방송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파일럿 예능들이 큰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하고 힘없이 막을 내렸다. 각 방송사는 지구촌 축제인 리우올림픽이 막을 내린 현재, 가을 개편 시즌을 맞이해 새 단장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한가위 민심을 잡고 정규편성을 노릴 만한 기대작이 보이지 않고, 차별성 없는 '재탕'이 대부분이었다는 평이다.
'시범 제작'이라는 파일럿 본연의 목적이 무색하게도 최대 수혜자는 이영애라는 개인이었다는 씁쓸한 의견도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2%만 바꾼 포맷은 신선하지 않아
추석 파일럿 중 시청률 1위는 음악 경연방송에서 나왔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노래싸움-승부' 2부는 전국 10.6%로 올 추석에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 중 첫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분 좋은 성적표이지만 그것이 곧 정규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차고 넘치는 음악 방송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대중이 '비가수 연예인들이 노래 대결을 펼친다'는 국소적인 변형에서 고정적인 시청을 약속할지 의문이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부담없이 즐기는 한가위 TV 시청패턴에 적절히 부합했을 뿐, 편성표를 비집고 들어갈 참신함은 없었다는 의견이다.
남달랐지만 한계 보였던 파일럿도
비교적 신선한 포맷을 들고나온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완성도가 아쉬웠다. 욕심이 보였으나 1~2부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정체성을 어필하지 못했다는 의미. 15일 방송된 KBS 2TV '구라차차 타임슬립-새 소년'은 출연진이 과거(1980년대)로 돌아가 그 시절의 생활과 문화를 들춰보는 포맷. '응답하라' 시리즈를 예능으로 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지만 시청률은 4.6%로 기대에 못 미쳤다.
'마이리틀 텔레비전'으로 소통형 예능에 눈을 뜬 MBC는 '톡쏘는 사이'를 내세웠지만, 역시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출연자들이 시청자서포터로부터 SNS로 도움을 받아 여행을 떠나고 미션을 해결하는 형식이지만, 제작진이 준비한 장치적 특성이 시청자에게 더욱 어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여행기'와 더욱 달라야 한다는 의미. 현재는 남희석, 박수홍, 김수용 등 그간 '야외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방송인들의 활약이 즐거웠을 뿐, 그것이 '톡 쏘는 사이'만의 매력이었는지는 의문이다. 15일 방영된 MBC '상상극장 우리를 설레게 하는 리플'과 16일 방송된 SBS '드라마게임-씬스틸러'도 각각 '연기'라는 개념을 예능과 접목 시키며 흥미를 끌었지만 일부 어색함이 느껴지거나, 원활하지 못한 흐름이 아쉬웠다는 평이다.
이영애·이영애·이영애
이영애의 파워는 강했지만, '너무 강해서' 파일럿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상회해 버린 아이러니를 낳았다. 16일 방송된 SBS '부르스타'는 예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톱스타 이영애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로 가득찼다.
신비주의에 가려있었던 그는 여느 아이엄마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친근감을 안겼고, 예능에 적응하지 못하고 연신 당황하는 모습도 정겨웠다.요리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될 만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핫한 대세 톱스타들의 노래 SOS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보컬 크루가 차를 타고 출동한다'는 프로그램의 구성안은 묻혀버렸고, 앞으로 이영애 만큼의 화제성을 낳는 스타를 계속 '모실 수'있을 지도 의심스럽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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