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는 선수들이 하는 거죠."
감독 2년 차 정규시즌을 제패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49)의 첫 마디다. 김 감독은 22일 "좋은 선수들, 좋은 코치들을 만나서 여기까지 왔다. 나는 그저 싸울 수 있는 틀을 짠 것 밖에 없다"면서 "투수 야수 할 것 없이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또 "전반기 상승세를 탈 때 더 강하게 팀을 끌고 갔다.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승수를 쌓자는 계산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코치진에게 풀었다. 우리 코치들 너무 고생했고, 고맙다. 또 미안하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10승부터 80승까지 10승 단위 승수를 모두 선점했다. KBO리그 역사상 6번째 나온 대기록으로 시즌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또 22일 90승까지 선점하면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썼다. 2000년 현대(91승2무50패)는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우면서도 '첫 10승' 선점에는 실패했다.
물론 두산이라고 올 시즌 위기가 없던 건 아니다. 8월 6일과 8월 10일 NC 다이노스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떨어졌다. 전반기 내내 전성기 못지 않은 피칭을 한 정재훈은 오른 팔뚝 수술을 받았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헤드샷으로 한 동안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 때 두산은 '화수분 야구'를 앞세워 주축 투수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으나 수장의 속이 까맣게 탄 건 당연했다.
김 감독은 "NC가 거세게 추격해 쫓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2위가 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며 "다시 팀 전력을 돌아보게 됐고 여유가 생겼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베테랑 정재훈과 그를 둘러싼 혹사 논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체력 관리를 해줬다. 비판이 나온다면 어떠한 욕도 먹을 각오가 돼 있었다. 그게 감독이란 자리 아닌가"라며 "주전들이 아플 때 백업들이 정말 잘 해줬다. 박세혁과 류지혁 등 모든 선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건 한국시리즈다. 두산은 8일까지 8경기를 치르고 약 2주간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김 감독은 "일단 남은 경기 부상 없이 치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음주까지는 니퍼트-보우덴 등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것"이라면서 "야수들은 상황에 따라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돌아봐도 코치들이 너무 고생했다. 이런 코치와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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