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로부터 자동차보험 가입을 거부당해 8개 손해보험사가 공동인수하는 형태로 보험에 가입하는 사례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인수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기존보다 약 3배가량 보험료가 인상된다.
공동인수 대상에 대한 공통된 기준조차 없다 보니 보험사들이 자신들 입맛에 맞는 고무줄 잣대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3일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동차보험 공동인수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동인수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2013년 4만7000건이던 공동인수 건수는 2014년 9만건으로, 지난해에는 25만3000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개인용 보험의 공동인수 건수가 같은 기간 1만7000건에서 3만7000건, 13만건으로 2년 새 7배 이상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위험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보험사는 단독인수를 거절할 수 있다. 이 경우 손해보험사들이 맺은 협정에 따라 보험계약을 공동으로 인수해 위험을 나눠지게 된다.
공동인수로 처리되면 단독가입 때와 달리 기본보험료가 50% 이상 할증되며, 경우에 따라 전체 보험료가 2∼3배 치솟기도 한다. 지난해 단독가입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는 52만원이었던 반면, 공동인수 물건은 평균 147만원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공동인수 요건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똑같은 사고가 난 차량 운전자라도 가입한 보험사가 어디냐에 따라 갱신이 될 수도 있고 공동인수로 넘어가기도 한다.
보험사들은 직전 1년간 2번 이상 사고를 낸 가입자는 연령과 보험경력, 사고 이력 등을 고려해 보험 인수를 선별할 수 있다는 등의 내부 기준을 둬 자의적 판단에 명분을 주고 있다.
보험 갱신이 거부될 경우 다른 보험사의 인수 기준도 강화되지만 사실상 가입도 어렵다. 때문에 선택의 여지없이 갱신이 거부될 경우에는 공동인수로 전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보험 인수를 거절하는 사례가 늘고, 공동인수에 대한 판단을 자의적으로 함에 따라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금감원이 접수한 자동차보험 민원 중 '계약의 성립 및 해지'와 관련한 민원 건수는 2013년 260건에서 2014년 394건, 2015년 796건으로 2년 새 3배나 늘었다. 자동차보험 관련 전체 민원이 같은 기간 6470건, 8513건, 9764건으로 2년 새 50%가량 늘어난 것에 비해서도 가파른 증가세다.
소비자들의 민원은 증가하는 반면, 손해보험사들의 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개선으로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2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3528억원, 21.1% 늘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손실을 보았다고 하지만 공동인수 손해율만 보면 2014년 114.9%에서 지난해 96.5%로 낮아져 사실상 흑자를 낸 셈이다.
박 의원은 "공동인수 전환 건수가 폭증하고 소비자 피해가 가중되고 있지만 금융감독당국은 해결에 손을 놓고 있다"며 "금감원이 지난 4월 자동차보험 관련 불합리한 관행 개선방안의 하나로 공동인수제도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개선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도 공동인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공동인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진 의원은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보험가입을 거부하면서 운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한 개 보험사에서 인수거부당하면 무조건 공동인수로 넘어가야하는 불합리한 구조는 보험사간의 담합의혹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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