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KBS2 수목극 '공항가는 길'이 딱 이 길티 플레저다. 분명히 불륜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느새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빠져들고 그 아슬아슬한 관계에서 심장 뛰는 설렘을 느끼기까지 하니 말이다.
5일 방송된 '공항가는 길'에서는 비밀 연애를 시작한 최수아(김하늘)와 서도우(이상윤)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도우는 최수아가 보고 싶다며 그가 서비스하는 비행기에 탑승한다. 그리고 "우리 좀 간당간당 하다"며 마음을 고백했다. 최수아는 서도우 딸 애니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낀다며 한발 물러났지만, 서도우는 최수아와의 관계는 애니가 죽기 직전 남긴 선물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시했다. 이에 최수아도 마음이 움직였다. 집에 돌아와서도 서도우 생각으로 가득찼다. 결국 바라지 않기, 만지지 않기, 헤어지지 않기 등 세가지가 없는 관계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서도우는 딸이 남기고 간 선물이 불륜이라 말한다. 그렇다고 최수아에게 온전히 마음을 준 것도 아니다. 아직도 아내 김혜원(장희진)을 걱정하고 그를 챙긴다. 최수아도 마찬가지다. 죄책감을 느낀다면서도 새벽에 서도우에게 전화를 걸고, 혜원이 일하는 곳까지 찾아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최수아가 말하는 3무 사이가 대체 무슨 관계인지가 애매하다. 바라지도 만지지도 않는다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지만 헤어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걸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불륜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거부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가정이 있는 기혼남녀의 만남이라는 것보다는 평탄치 못한 가정 생활 속에서 운명같은 상대를 만난 서도우와 최수아의 감정선에 집중하게 됐기 때문이다.
서도우와 최수아의 감정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자신의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만큼 일반적인 연애처럼 대놓고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레 스며든 사랑의 감정은 감추려 해도 자꾸 드러나고, 그래서 이 로맨스는 더 설레고 애틋하다.
시청자들 역시 이런 관계를 재밌다거나 예쁘다고 느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나 깊은 감정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리 죄책감 느끼게 만드는 드라마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방송된 '공항가는 길'은 7.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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