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양상문 감독은 유강남을 계속해서 고집했을까.
LG 트윈스에는 너무도 아쉬웠던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2대4로 패하며 11일 2차전을 앞두고 큰 부담을 갖게 됐다. 1승 어드밴티지를 얻고 출발했기에, KIA와 동일선상이지만 1차전을 이긴 상대의 상승 기세가 무섭다.
1차전을 복기하면 아쉬운 건 8회. 그 전까지 4점을 먼저 준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8회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1-4 추격한 후 이어진 무사 1, 3루 찬스. KIA 바뀐 투수 고효준이 폭투를 저질렀다. 3루주자 황목치승은 여유있게 홈인. 하지만 2루에 갔던 1루주자 유강남이 3루까지 가다 횡사를 당해 분위기에 찬물이 확 끼얹어졌다. 만약 2-4 무사 2루, 또는 3루 찬스가 이어졌다고 치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고효준 다음 KIA의 선택은 윤석민일 수박에 없었는데, 윤석민이 이날 보여준 구위를 생각해보면 LG에 더 좋은 그림이 그려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주루 플레이 하나에 모든 꿈은 상상조각 나고 말았다.
여기서 드는 의문. 유강남 미스터리다. 양 감독은 0-4이던 8회 무사 1, 2루 천금의 찬스에서 8번 유강남 기용을 강행했다. 앞서 7번 타순 베테랑 정성훈을 빼고 이병규를 대타로 내세웠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 수는 여유가 있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가 흔들리고 있었기에 유강남 타석에도 좌타자 서상우 카드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과론 적인 얘기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유강남이 적시타를 때려준 것. 대타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유강남의 장타력을 믿었거나 유강남만 살아나간다면 9번 손주인 타석에서 서상우를 쓸 계산을 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 유강남 대주자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 추격하는 팀이 1, 3루 찬스를 잡는다면 보통 3루보다 1루주자를 발 빠른 선수로 바꿔주는 게 보통이다. 장타에 1루주자가 홈을 밟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양 감독은 1루주자 유강남이 아닌 3루주자 이병규를 황목치승으로 교체했다. 물론, 짧은 희생플라이 타구가 나왔을 때 유리할 수 있지만 3점차에서 큰 의미가 없는 3루 대주자 교체였다. 바꾸려면 발 느린 1루주자 유강남을 교체해주는 것이 일반적 수순이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끝까지 유강남을 밀고 나가다 어처구니 없는 주루사로 경기를 망쳤다. 경험 문제였다. 2루까지 뛴 유강남이 팔을 열심히 돌리던 유지현 3루 베이스 코치를 봤다고 치자. 하지만 본인이 2루에서 한 번 멈칫 했다면, 과감히 코치 사인을 무시하고 2루에서 멈추는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긴장된 순간 코치의 사인대로 움직였다. 결과는 참혹했다. 허둥대던 KIA에게 귀중한 1승을 선물하는 순간이었다.
LG의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포수 엔트리는 유강남과 정상호가 포함됐다. 정상호는 시즌 후반기 타격감도 올라왔고, 큰 경기에서 수비와 리드도 더 안정적일 수 있다. 그런데 정상호가 1~2이닝도 뛰지 못하는 몸상태일까? 그렇지 않다면 유강남을 교체하지 않은 이유가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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