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0.
이란 관중들의 주된 예상이다. 희망 섞인 바람일 뿐이라도, 자못 진지하다. 과거 사실에 근거한 예상이기 때문이다. 1996년 UAE아시안컵 8강서 한국은 이란에 2-6으로 패한 치욕스러운 기억이 있다. 반대로 이란인들에겐 더 없이 자랑스런 추억이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유산이다.
11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이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이 벌어진다. 그야말로 '빅뱅'이다. 한국과 이란은 아시아 축구를 양분하는 강호다. 최종예선 A조에서도 수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은 최종예선 3차전까지 2승1무로 승점 7점이다. 이란과 동점이다. 하지만 골득실차(한국 +2, 이란 +3)에서 뒤져 조 2위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수치로 놓고 보면 한국의 열세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7위다. 이란은 37위다. 상대전적에서도 9승7무12패로 밀린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 한국은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2무4패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란 팬들의 콧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킥오프 2시간 전 이란 관중들을 만났다. 이란 최대 추모일인 타슈아 당일이라고 하기엔 한없이 밝은 표정들이었다. 이미 승리를 예견이라도 한 듯 축제 분위기였다. 수많은 인파들이 줄지어 아자디스타디움을 향하고 있었다. 대다수의 관중들은 손가락 네 개를 펴보였다. 4골 차 승리라는 뜻이다. 1996년 아시안컵의 기억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다른 의견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2대0, 3대0 이란 승리였다. 일부 관중들은 1대1 무승부, 또는 0대1 이란 패배를 점치는 '현실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테헤란(이란)=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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