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배구 색깔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선수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6년 만에 프로팀 승리를 맛본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로드맵이다.
대한항공은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1, 25-20, 20-25, 25-21)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체육관이 더운지 내가 열받아서 그런지 무지 덥더라"라며 웃은 뒤 "대표팀이든 프로팀이든 스트레스를 받는 건 마찬가지다. 6년 만에 돌아와서 프로팀 데뷔전에서 이기려니 잠도 잘 못잤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항공은 다양한 공격과 높이로 삼성화재를 제압했다. 박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끝났다. 첫 세트가 가장 문제였는데 무난히 넘겨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터 한선수의 공격 루트가 그 동안 제한적이었는데 1~2개의 공격 루트를 더 만들었다. 상대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또 이단 연결 훈련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대한항공 부임 이후 선수 맞춤형 지도를 펼치고 있다. 기존 대한항공의 배구 색깔을 유지하돼 선수들을 변화시켜 큰 그림을 완성시키려고 한다. 박 감독은 "우리 배구를 바꾸려는 것이 아니다. 선수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6라운드를 하려면 공격수들이 몇 가지 기술을 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선수들이 차별화되면 상대가 분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는 베테랑들이 많다. 기본기부터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쉬운 얘기만은 아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선수들이 변화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각 선수들에게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선두 한 명을 바꾸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가령 시간차를 제대로 하나 터득하려고 하면 500개 정도는 때려야 한다"며 "두려워하는 선수도 있고 변화하지 않으려는 선수도 보인다. 그건 감독의 관리 몫"이라고 했다.
또 "선수들도 변화에 대해 100% 공감한다. 사실 외국에서도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바꾸라고 하면 성질을 낸다. 무턱대고 선수들과 전쟁을 시작하면 힘들다"면서 "나는 자율 훈련을 추구한다. 주입식이 아니다. 그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자기가 알아서 다 한다. 자율에 맡겨놓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체력과 기복이다. 박 감독은 "체력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범실하고 기복이 가장 문제다. 진단은 정확하게 했다. 치료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맹활약한 곽승석에 대해서는 "정지석과 경쟁체제다. 정지석은 대표팀에서 돌아와 발목 염좌 부상으로 4주간 훈련을 하지 못했다. 코보컵이 열리기 10일 전에야 훈련에 합류했다. 훈련이 부족한 편이다. 반면 곽승석은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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