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패트리어트' 정조국(32·광주)은 K리그 데뷔 14년차의 '고참 공격수'다.
데뷔 전부터 재능을 인정 받은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그런데 유독 '상복'이 없었다. 올 시즌 전까지 K리그서 13시즌을 보내면서 두 자릿수 득점포를 터뜨린 것은 데뷔 첫 해였던 지난 2003년(12골)과 2010년(13골) 두 차례 뿐이었다. 2003년엔 성남의 김도훈(28골)을 비롯, 도도(울산), 마그노(전북·이상 27골), 이따마르(전남·23골) 등 쟁쟁한 킬러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2010년엔 처음으로 득점랭킹 톱10(9위)에 진입했으나 타이틀은 인천의 유병수(현 로스토프·22골)에게 돌아갔다. 고비 때마다 부상과 재활을 반복했고, 그 여파 속에 부진이 겹쳤다.
오랜 세월 정조국을 외면했던 행운의 여신이 드디어 미소를 짓고 있다. 정조국이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에서 생애 첫 득점왕 골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 8월 27일 울산전에서 17호골을 신고한 뒤 부상자 명단에 올라 두 달 가까이 '휴업' 했던 정조국은 복귀전이었던 지난 16일 수원FC전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득점포로 화끈하게 복귀를 신고했다. 클래식 4경기를 남겨둔 현재 정조국은 18골로 2위 아드리아노(서울·14골)를 4골차로 따돌린 채 선두를 질주 중이다. "호들갑 떨 나이는 지났으니까요." 수원FC전 득점 뒤 정조국은 초연했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얻은 관록의 힘이다.
지난해 득점왕 타이틀은 스프릿 그룹B 소속이었던 울산 현대의 김신욱(현 전북 현대)에게 돌아갔다. 적잖은 논란이 있었다. 7~12위 팀 간 강등싸움이 펼쳐지는 그룹B에서 치르는 시즌 마지막 5경기가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놓고 다투는 그룹A 소속팀 선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올 시즌 사상 유례 없는 순위 싸움이 이어지면서 정조국을 향한 논란의 소지가 원천봉쇄 됐다.
정조국은 대부분의 유력 경쟁자들과 간격을 일찌감치 벌려 놓았다. 남은 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그러나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정조국의 뒤를 따르고 있는 아드리아노는 '일발 역전'을 노리고 있다. 한동안 무득점에 그쳤던 아드리아노는 울산과의 34라운드에서 1골-1도움의 원맨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잠시 주춤했던 '몰아치기의 힘'이 다시 발휘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데얀(13골)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 역시 시너지를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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