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는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꿈이다.
이들은 한 분야에 마니아 내지 전문가 만큼 빠져든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オタク)'를 한국식으로 변형해 '덕후'라고 부른다. 자신이 빠져 있는 분야를 직업으로 삼은 경우에는 '덕후'와 '직업'이 일치한다는 뜻에서 '덕업일치'라고 부른다.
2016년 투르드코리아 스페셜에 참가한 이형모씨(37·팀 위아워스 세븐힐스)는 오롯이 자신의 힘만으로 '덕업일치'를 이뤄냈다. 이 씨는 오직 '자전거가 좋아서' 자전거 회사에 직접 이력서를 내고 입사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런 이 씨에게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동호인들이 한 자리에 몰려 프로 규정으로 치러지는 대회인 '투르드코리아 스페셜' 출전은 어쩌면 운명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자전거를 통한 나눔'에도 앞장섰다. 이 씨가 속한 팀 위아워스 세븐힐스는 크고 작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복지단체를 돕고 있다. 이 씨도 2011년부터 이에 참가해 현재까지 누적된 기부 금액이 7000만원을 넘는다.
이러한 이 씨의 훈훈한 '나눔'이 조금 더 늘어나게 됐다. 숙원이었던 '동호인 최강자' 타이틀을 따냈다. 이 씨는 17일 마무리 된 대회 개인종합 순위에서 8시간59분13초의 기록으로 2위 김춘호씨(9시간9초)를 56초차로 따돌리고 개인종합 1위에 올라 옐로저지(Yellow Jersey·개인 종합 1위에게 주어지는 우승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3년 개인종합 2위에 그쳤던 한을 3년 만에 풀었다. 이 씨는 옐로저지 뿐만 아니라 3개 스테이지 스프린트 구간 포인트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블루저지(Blue Jersey)까지 거머쥐면서 2관왕에 올랐다. 2위에 오른 산악구간까지 제패해 레드폴카도트저지(Red Polka Dot Jersey)까지 가져가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울 정도로 그는 이번 대회서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1162명의 동호인 중 개인종합 300위 이내, 이 중 절반인 150명에게만 참가 기회가 부여됐던 점을 생각해보면 이 씨의 대회 우승은 '최강자'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스테이지3까지 완주한 23세 이하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작성한 자에게 주어지는 화이트저지(White Jersey)는 유상혁씨(23·팀 프로사이클 바이클로&신영)가 가져갔다. 단체 순위에서는 출전선수 합계 27시간2분23초를 기록한 팀 캐니언-LSR이 1위를 차지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투르드코리아 스페셜은 경남 거창, 산청, 함양 총 317㎞ 구간에서 치러졌다. 매 스테이지마다 이어진 산악구간 등 훌륭한 코스 구성과 다양한 기후 조건, 국제 대회 '투르드코리아'로 노하우를 축적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이창섭)의 안정적인 운영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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