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이제 남지현에게 '덕만이'는 보이지 않는다.
남지현이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연출 이상엽, 극본 오지영)를 통해 '아역'의 이미지를 말끔히 벗었다. 극중 남지현이 연기하는 고복실은 가출한 남동생 복남을 찾아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긍정적이고 밝은 강원도 산골 아가씨다. 복잡한 서울에서 기억을 잃고 해메이는 루이(서인국)을 만났고 루이와 귀여운 로맨스를 그려갔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6일 방송에서 고복실이 동생 복남이 루이 대신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고복실은 루이와 함께 웃고 행복해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고, 결국 루이에게 이별을 고한 뒤 다시 강원도 산골로 떠났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그동안 명랑하고 밝고 건강한 고복실의 모습만 보여주던 남지현의 진한 감정 연기가 시청자를 울렸다. 고복실은 자신의 동생 때문에 손자 루이와 떨어져 있어야 했던 루이의 할머니(김영옥)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동생을 잃었는데 뭐가 죄송하냐"는 대답에 고복실은 "사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죽었는데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 제 처지가 너무 야속하다. 저희 복남이 진짜 착한 애였다. 진짜다"며 김영옥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다. 남지현이 1차원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명랑소녀 캐릭터 연기부터 진폭이 큰 감정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사실이 이 한 장면만으로도 그대로 드러났다.
올해 21살인 남지현은 2004년 MBC '사랑한다 말해줘'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그에게는 '아역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2009년 안방극장을 휩쓴 MBC 사극 '선덕여왕'에서 선덕여왕(이요원 분)의 어린 시절 '덕만이'을 연기해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선덕여왕'은 남지현의 출세작이자 꼭 넘어서야할 숙제처럼 남았다. '선덕여왕'으로 인해 이름과 얼굴을 알린 건 사실이지만 그에게는 덕만이' 꼬리표가 길게 따라붙었기 때문. '선덕여왕' 이후에도 수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대중은 여전히 그를 '덕만이'라고 불렀을 정도다.
그런 남지현이 '쇼핑왕 루이'로 인해 덕만이, 그리고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배우로서 대중의 기억 속에 탄탄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시골 소녀 고복실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며 연기하며 시청률 메이커 서인국, 매 드라마다 하드캐리를 보여주는 윤상현 등에게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남지현은 '쇼핑왕 루이'에 앞서 개봉해 전국 관객 712만명을 동원한 영화 '터널'(김성훈 감독)에서 생각지도 못한 히든 캐릭터로 활약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예기치 못한 터널 사고로 죽음을 앞둔 사회초년생 역을 맡아 관객들의 웃음부터 눈물까지 자아냈다.
'터널'로 시작해 '쇼핑왕 루이'를 통해 덕만이 꼬리표를 말끔히 벗어던진 남지현, 그녀의 활약과 연기에 더욱 기대가 쏠린다.
한편, '쇼핑왕 루이'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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