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수원FC와 수원의 수원더비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
경기 전 양 팀 감독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조덕제 수원FC 감독, 서정원 수원 감독 모두 웃었지만,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날 인천이 또 한번의 승점 3점을 더했다. 인천은 포항에 3대2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0위로 뛰어올랐다. 수원과 수원FC의 순위는 나란히 강등권에 있었다. 수원이 11위, 수원FC가 12위였다.
서 감독은 "남의 경기 결과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한경기, 한경기에 집중할 뿐"이라며 "다만 최근 연승을 통해 잘못된 부분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라고 했다. 절박함은 수원FC가 더 컸다. 패할 경우 11위와의 승점차가 6점으로 벌어진다. 클래식은 최하위가 자동 강등, 11위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조 감독은 "우리는 이 경기가 결승전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선수들에게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뛰자고 말했다"고 했다. 경기 전 인터뷰 때까지만 하더라도 검정색 니트만 입고 있던 조 감독은 경기 시작 직전 주섬주섬 점퍼를 꺼내 입었다. 지난 시즌 극적인 승격 드라마를 쓸때 입었던 바로 그 점퍼였다. 행운의 징크스까지 필요할 만큼 절박했다.
예상대로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초반은 수원의 페이스였다. 2연승의 선봉장이었던 권창훈-조나탄-이상호 스리톱의 활약이 빛났다. 권창훈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조나탄의 슈팅은 날카로웠다. 수원FC는 수원 스리톱의 맹공에 밀리며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선제골도 수원의 몫이었다. 17분 홍 철의 코너킥을 이상호가 헤딩으로 수원FC 골문을 열었다. 끌려다니던 수원FC는 페널티킥 하나로 분위기를 바꿨다.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정수가 블라단을 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브루스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위기를 탄 수원FC는 후반 들어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후반 1분 김민제의 크로스를 브루스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노동건 골키퍼에 막혔다. 4분 뒤에는 임창균의 슈팅이 수비 맞고 나오자 이준호가 이를 밀어넣었지만 살짝 빗나갔다. 하지만 수원FC는 실수 한번으로 무너졌다. 후반 22분 백패스를 이창근 골키퍼가 손으로 잡으며 간접프리킥을 내줬다. 염기훈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정수가 헤딩슛을 성공시키뎌 수원이 다시 앞서나갔다. 수원FC는 3분 뒤 김종국이 동점골을 넣으며 물러설 수 없다는 최후의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수원은 1분 뒤 조나탄이 강력한 왼발슛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후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고, 결국 경기는 수원의 3대2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로 치열했던 강등전쟁이 어느정도 가닥이 잡혔다. 수원FC의 강등이 유력해졌다. 남은 성남, 인천과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인천이 승점 1점만 추가하면 최하위를 확정짓는다. 2일 홈에서 열린 수원더비 4대5 패배를 설욕한 수원은 이날 승리로 3연승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아직 11위와의 승점차는 2점이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여유가 생긴 것만은 사실이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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