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황재균이 미국 현지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상대로 '쇼케이스'를 열기로 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먼저 시도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구단이 또다른 FA 대어인 김광현과 차우찬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하며 올해도 KBO리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행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지난시즌이 끝난 뒤 코리안메이저리거가 부쩍 늘었다. 박병호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김현수는 FA 자격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다. 또 일본에서 활약하던 오승환과 이대호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KBO리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자 메이저리그팀들의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이 사실이다. 이제 국내 톱클래스 선수들도 당연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1순위에 놓는다. 이번에 FA가 된 선수들 중 빅5로 꼽는 김광현 양현종 황재균 차우찬 최형우 중에서 김광현과 양현종 황재균은 이미 한차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려봤다. 당시엔 준비 부족 등에 이적료가 있다보니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FA가 됐다. 메이저리그팀들도 이들이 FA가 되는 것을 알고 시즌 중에도 면밀히 조사를 했었다.
이렇게 KBO리그 선수들이 큰 무대에 나가는 것은 분명히 반가울 일이다. KBO리그 출신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당연히 고등학교 유망주들의 미국 직접 진출이 사라지게돼 유망주의 해외 유출이 없어진다. 또 많은 부와 명예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야구를 하려는 어린이들도 늘어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원 소속구단은 애가 탄다. 이들을 꼭 잡기 위해 실탄을 준비했더라도 메이저리그로 간다고 하면 당연히 격려해주지만 팀 전력엔 큰 마이너스가 된다. 당장 선발 한자리, 중심타선 한자리가 빈다.
만약 그 선수가 해외진출을 접고 돌아온다고 해도 그 시기가 문제다. 지난해만 봐도 김현수는 12월 말에 볼티모어 입단이 확정됐고, 이대호는 2월 초에 시애틀에 안착했다. 원소속구단들은 그들이 계약을 할 때까지, 아니면 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떠날 것에 대비해 다른 FA를 데려오는 것도 쉽지 않다. 떠날 것이란 생각에 전력 보강을 위해 다른 선수를 데려온다면 그 FA 선수가 소속구단이 자신을 잡을 마음이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 만약 해외 진출에 실패할 경우 다른 팀과 먼저 협상을 할 수 있다. 다른 팀에 뺏겼을 때 팬들의 비난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대어급에 100억원 가까운 큰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 구단이 맘놓고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 혹시 대체 선수를 큰 돈을 주고 데려왔는데 해외 진출을 선언한 선수가 포기하고 돌아올 경우 그 선수를 잡기 위해 또 거액의 돈이 필요하게 된다. 물론 팀의 전력은 강해질 수 있지만 자생력이 없어 모기업에 손을 벌려야 하는 구단으로선 큰 거액을 베팅할 때마다 그만큼의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 선수만 바라보고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힘들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로 갔을 때를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구단으로선 해외 진출 여부가 빨리 결정되면 좋겠지만 메이저리그의 사정도 있으니 그렇게 되긴 쉽지 않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원소속구단들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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