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혼란스러운 시국에 영화배우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개그콘서트'와 'SNL코리아'가 다시 정치풍자를 시작하고 가수와 개그맨들이 정치권에 일침을 놓는 이때, 배우들이라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 갖가지 '촌철살인' 멘트로 대중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충무로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이병헌은 지난 14일 영화 '마스터'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강동원 김우빈 등 동료들과 함께 참석한 이병헌은 이날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마스터'가 다루는 지점도 어찌보면 우리 사회의 이야기다. 그 것(사회 문제)을 해결해가면서 관객들에게 굉장히 큰 카타르시스를 드리려고 의도한 지점도 있다"라며 "힘든 현실이지만 조금이나마 휴식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자심의 심경을 전했따.
지난 12일 100만명이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하던 그때, 영화 '가려진 시간'의 강동원은 극장에서 무대인사 중이었다. 하지만 생각만큼은 광화문에 가 있던 듯 하다. 그는 무대 인사에서 "오늘 이렇게 무대인사를 하는데 빈자리가 많더라고요"라며 "오늘은 뭐 (자리가)비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라고 말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에 앞서 9일 진행된 영화 '판도라' 제작보고회에서 김남길은 "영화를 찍을 때는 이 작품이 개봉할 수 있을까 걱정을 안했는데, 지금이 워낙 복잡하고 답답한 시국이지 않나. '판도라'는 지진으로 재앙이 시작되지만, 인간의 이기심과 자본의 이기심 때문에 재난이 되는 이야기다. 원전이란 소재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도 지난 10일 프랑스 국무장관으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를 받으며 "요즘 나라 안팎으로 너무 충격적인 일들이 많아서 훈장을 받고 기뻐 날뛸 수 있는 그런 심리적 상태는 아니다. 이제 조만간 최순실과 도널드 트럼프가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니 굉장히 어지럽다"고 말해 통역하는 이를 당황케 하기도 했다.
영화 '형'의 박신혜도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는 "우리 영화를 보는 것이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살짝 언급했다.
지난 달 27일 진행된 '2016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조진웅은 국무총리 표창 수상자로 나서 "수상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대중문화예술인들이 힘겹게 작업하는 가운데 좋은 포상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도 "이렇게 받았으니 대중문화예술인들은 대중 여러분들과 더 친밀하게 '어떤 시국'이 됐던 여러분에게 희망과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수여하는 표창을 받으며 불편한 상황이지만 '할말은 한다'는 조진웅의 생각에 네티즌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가장 많이 이름이 올라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영화계다. 톱배우들은 거의 대부분 올라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스크린쿼터'때나 '세월호' 때도 가장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 영화배우들이다. 현 시국에도 가만히 있지는 않고 어떻게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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