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시도 때도 없이 촌스럽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증을 가진 비호감 양미숙. 겨털까지 사랑해줄 남자를 원하는 희진. 배우 공효진의 극한 변신은 '미쓰 홍당무'(08, 이경미 감독) '러브픽션'(12, 전계수 감독)으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더는 망가질 수도, 더는 파격적일 수도 없을 줄 알았던 공효진의 극한변신이 겨울 스크린에 다시 한 번 펼쳐졌다. 이번 변신도 일당백을 해내고만, 만인의 '공블리'다.
이혼 후 육아와 생계를 혼자 책임지게 된 워킹맘이 자신의 딸을 납치한,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보모의 5일간의 추적을 그린 미스터리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 다이스필름 제작). 지난 21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뚜껑을 연 '미씽: 사라진 여자'는 30억원이라는 중·저예산 영화임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기로 만들어진 수작으로 그 위용을 드러냈다.
2013년 영화 '소원'(이준익 감독)에서 자식 앞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강인한 엄마 미희로, 지난해 '더 폰'(김봉주 감독)에서 정체불명의 용의자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연수로 매 작품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엄지원은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 지선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전매특허 엄지원표 모성애 연기가 '미씽: 사라진 여자'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충무로 모성애 연기 전문인 엄지원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미씽: 사라진 여자'을 빛낸 일등공신은 단연 공효진이었다. 2010년 MBC 드라마 '파스타', 2011년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2013년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2016년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까지. 남성은 물론 여성팬들까지 사로잡는 독보적인 러블리함으로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몇 년째 놓치지 않는 공효진. 영화 '고령화 가족'(13, 송해성 감독)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스크린에서는 러블리함을 잠시 내려놓고 파격적인 미스터리 퀸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워킹맘 지선을 대신해 헌신적으로 그의 딸 다은을 돌본 보모 한매를 연기한 공효진은 손질되지 않은 긴머리, 창백한 얼굴을 뒤덮은 점 등 수수하다 못해 촌스럽기까지 한 외형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물론 수준급 중국어와 어눌한 한국어 연기로 중국 변방의 여인인 한매를 완벽하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음습하고 비밀스러운 한매의 감정을 두 눈 가득 꾹꾹 눌러 담은 공효진은 지금까지 대중이 느꼈던 러블리한 공효진과 180도 다른 변화를 안겼다. 단지 사랑스러운 '로코퀸'으로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해 진화하는 배우로서의 공효진을 입증했다. '공블리'로만 남기엔 너무 큰 배우였음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미쓰 홍당무' 양미숙, '러브픽션' 희진을 뛰어넘을 공효진의 세 번째 인생 캐릭터인 '미씽: 사라진 여자' 한매. 공효진 최고의 선택이자 탁월한 운명이었다.
한편, '미씽: 사라진 여자'는 엄지원, 공효진, 김희원, 박해준 등이 가세했고 '어깨너머의 연인' '…ing'의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미쓰 홍당무' '러브픽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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