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장 내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의 74.1%는 면접관의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설문조사 결과(63.6%)보다 6.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면접관 갑질은 특히 중소기업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었다. 갑질이라고 느낀 면접 평가를 어디에서 치렀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2.3%가 '중소기업'을 꼽았기 때문. 이어 중견기업이 24.4%, 대기업이 19.6%로 지목되었다. 국가기관 및 공기업과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서 갑질 면접을 경험한 응답자도 각각 6.5%, 6.4%에 달했다.
응답자의 17.6%는 면접관이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가득한 질문(을 했다)'는 내용을 주된 갑질 사례로 꼽았다. 특히 인맥조사, 집안환경, 경제상황 등 '도를 넘는 사적인 질문(14.6%)'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어 '무관심, 무성의한 태도, 비웃음 등 나의 답변을 무시'했다는 유형도 12.8%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구직자들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남겼던 질문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사진은 예쁘게 나왔는데 실물보다 사진이 이쁘네요?' 같은 외모차별성 발언은 예사였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에게 '꼬우면 로또를 사라'며 윽박을 지른다거나 '애 언제 낳을 건가요? 제 질문은 이거 하나입니다 3년동안 애 안 낳을 각오 있으면 알려주세요', '방금 하신 답변은 100점 만점에 15점 밖에 못 드리겠네요, 학벌에 비해 말하는 수준이 콩나물 파는 아줌마 같아요' 등과 같은 질문을 했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아울러 '지금까지 잘 안됐던 건 XX씨가 흙수저였기 때문인 것 아닌가요?', '저분은 경험이 없어요, 머리가 텅텅 비었네~ 아무 것도 몰라요. 백지인데 무슨' 등 모욕감을 준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수모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물었다. 물론 '불쾌함을 직접적으로 표했다(9.0%)',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되물었다(8.6%)', '면접관의 언행을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했다(8.3%)' 등의 답변이 소수 있었음에도, '대답하지 않고 말을 얼버무린(13.9%)' 경우는 되레 적극적인 의사표현이었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48.8%)이 '혹시라도 떨어질까 불쾌한 마음을 숨기고 면접에 응했다'고 답했기 때문이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기업의 변화 없이 구직자들에게 직무역량을 갖추라고만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좋은 인재를 모으기 위해서는 기업 역시 적절한 인재선발 역량을 갖추는 것이 기업 인사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설문은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올 하반기 면접 경험이 있는 인크루트 회원 5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범위 내 ±4.12%라고 인크루트측은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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