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권 지형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 EPL의 키워드는 '이변'이었다. 강등후보로 지목됐던 레스터시티가 돌풍을 이어가더니 깜짝 우승을 했다. 맨시티, 아스널 등 기존 강자들은 레스터시티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며 군침만 흘려야 했다.
2016~2017 EPL이 개막하고 13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지난 시즌 그림과는 또 다르다. '디펜딩챔피언' 레스터시티는 14위다.
그렇다면 누가 선두를 달리고 있을까. 세계 최고의 전술가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한 맨시티일까. 아니면 조제 무리뉴 감독의 맨유일까. 모두 아니다.
첼시다. 승점 31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첼시는 지난 시즌 처참한 실패를 경험했다. 당시 무리뉴 감독이 팀을 이끌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무리뉴 감독을 경질하고 거스 히딩크 감독을 소방수로 데려왔다. 하지만 최종 성적은 10위에 그쳤다.
결국 변화를 감행했다. 첼시는 7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선임했다. 초반엔 부침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콘테 감독은 첼시의 상징과도 같은 포백 시스템을 버리고 스리백을 심었다.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이는 신의 한수였다. 공수가 모두 강화되면서 경기력이 확 달라졌다.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180도 달라진 팀이 또 하나 있다.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EPL 전통의 명가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7~9위권이 더 익숙해지고 있었다. 리버풀은 감독 교체를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몸부림 칠 수록 더 깊은 늪에 빠져들 뿐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현재 승점 30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첼시와 불과 1점 차이다. 리버풀은 리그 11경기 연속 무패행진(8승3무)을 달리고 있다. 중심엔 위르겐 클롭 감독이 있다.
클롭 감독은 지난해 10월 벼랑 끝에 몰렸던 리버풀 지휘봉을 잡았다. 클롭 감독 특유의 '게겐프레싱'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첫 시즌엔 부침이 있었다. 경기력 기복이 컸다. 부상 선수들도 많았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을 8위로 마쳤다.
그러나 적응을 마치자 올시즌 클롭 감독의 축구가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빠르고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 예봉을 끊는다. 이후 예리한 역습으로 골문을 노린다. 리버풀은 리그 13경기에서 32골을 넣었다.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팀이다.
첼시와 리버풀이 명성을 회복하고 있는 반면 맨유는 체면을 구기고 있다. 맨유는 야심차게 무리뉴 감독을 선임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폴 포그바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입했지만 지금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맨유(승점 20)는 6위다. 더욱이 최근 리그 홈 4경기 연속 무승이다. 1992년 EPL 출범 후 최초다. 더욱이 무리뉴 감독이 28일(한국시각) 웨스트햄전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해 퇴장당하며 선수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벌써 올 시즌 두 번째 퇴장이다.
손흥민의 토트넘(승점 24)도 주춤하고 있다. 올시즌 7라운드까지 5승2무를 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이후 1승4무1패로 승점을 쌓지 못하고 있다. 선두권에 근접했던 순위도 어느덧 5위까지 떨어졌다. 맨시티와 아스널은 각각 3위, 4위에 랭크돼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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