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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카이저'는 정 조교사에게 각별한 경주마다. 소위 '잘나가는 조교사'에 비해 고가의 경주마가 없는 10조 마방에서 굉장히 비싼 몸값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데뷔전과 두 번째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늘어난 경주거리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내 하향세를 보였다. 속된 말로 '기가 꺾인 것'이다. 그런 만큼 '블랙카이저'의 우승은 정 조교사에게 300승 이상의 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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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승수로만 따지만, 서울 조교사 중 5위에 랭크돼 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인복(人福)"을 꼽았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경주마를 돌보는 관리사들 덕분이라는 것이다. 300승 역시 "발가락 부상에도 아랑곳없이 '블랙카이저'를 훈련시켜준 김진완 조교승인이 없었다면 달성하기 힘들었다"고 정 조교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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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생활하다 부상한번 안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나." 정 조교사는 기수로서 경마팬들에게 먼저 이름을 알렸다. 19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이 떠나질 않았다. 허리와 목 디스크 수술은 물론, 경주 중 탈골로 어깨가 빠진 적도 있다. 부상이 늘 따라다닌 탓에 기수로서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301승. 기수로서 정 조교사의 최종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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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조교사의 애창곡은 '못다 핀 꽃 한 송이'다. 최고의 기수를 꿈꾸며 경주로에 섰지만 갖은 부상에 시달리며 화려하게 꽃 피우지 못한 회환이 담긴 노래이기도 하다. 그는 "실제로 노래 실력도 썩 괜찮은 편(웃음)"이라며 "아직도 활짝 폈다고 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살짝 핀 정도는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언젠가 활짝 필 그날을 기대하며 정호익 조교사는 오늘도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습관처럼 흥얼거리며 경주로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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