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오지호의 재발견이다.
오지호가 KBS2 수목극 '오 마이 금비'를 통해 '케미 제왕'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이전의 오지호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부성애까지 덧입혀져 색다른 매력을 어필하는 중이다.
오지호의 대표 이미지는 '잘 생긴 배우', '코믹한 배우' 였다. 뚜렷한 이목구비를 뽐내는 서구적인 외모를 갖춰 언제나 비주얼적으로 먼저 평가를 받았다. '추노', '처용' 등 진지한 작품도 있긴 했지만 '환상의 커플', '내조의 여왕', '직장의 신' 등 그의 대표작에서 선보였던 코믹 연기 때문에 코믹한 이미지도 강했다. 잘생긴 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오지호의 연기 자체가 평가받는 일은 상대적으로 드물어졌다.
그러나 '오 마이 금비'는 오지호의 연기가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오지호는 극중 니만피크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딸 유금비(허정은)를 돌보는 아빠 모휘철 역을 맡았다. 얼핏 보면 부성애만 보여주면 되는 캐릭터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철부지 사기꾼이었지만 딸을 만나고 부성애에 눈을 뜨면서 인간적으로도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다. 오지호는 그런 모휘철을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실제 딸 아이의 아빠가 됐기 때문인지 허정은과의 케미는 남다르다. 초반에는 갑자기 생긴 딸의 존재를 부정하며 못된 아빠의 전형을 보여줬지만, 점차 금비에게 마음을 열고 딸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유쾌하고 슬프게 그려내고 있다. 딸의 훈계에 주눅드는 철 없고 어설픈 아빠이지만 "아빠"라는 금비의 잠꼬대에 "그래 같이 살아보자"고 마음을 다잡고 딸의 투병 사실에 억장이 무너지는 모휘철의 상황을 실감나게 표현, 모휘철의 부성애와 성숙을 드러내고 있다. 한없이 다정하고 듬직한 아빠는 아닐지라도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모휘철의 모습과 그런 아빠를 믿고 싶지만 아직 마음을 다 열지 못한채 홀로 죽음과 맞서는 유금비의 모습은 감동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박진희와의 케미도 좋다. 모휘철과 고강희(박진희)는 서로 호감을 갖게 됐다. 유금비의 투병을 지켜보기 힘들어 캐나다로 떠나려던 고강희는 결국 캐나다행을 포기했다. 모휘철은 날아갈 듯 기뻐하며 기습 포옹을 했다. 이러한 두 사람의 모습은 눈물기 가득한 '오 마이 금비'의 또다른 매력을 기대하게 했다.
사실 오지호는 유독 상대역과의 케미에 강한 배우이긴 했다. '환상의 커플' 한예슬, '내조의 여왕' 김남주 등 그와 호흡을 맞춘 여배우들을 듬직하게 받쳐주며 그들을 톱스타 반열에 올려놨다. 하지만 아무래도 성인 연기자들끼리의 호흡과 아역 배우와의 호흡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허정은과 찰떡 짠내 케미를 보여주며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허정은이 감정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서사를 깔아주면서도 아이의 감성에 공감하는, 눈높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오지호의 또다른 능력이 발견된 셈이다. 시청자들 역시 '오지호와 허정은의 케미 때문에 본다', '오지호가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인줄 몰랐다'는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오지호 허정은 부녀의 열연에 1일 방송된 '오 마이 금비'는 지난 방송분(5.2%)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수목극 2위 자리를 지켜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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