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어디서 자유투도 못 넣는 선수를 데려왔어."
지난달 8일이었다. 전주 KCC 팬 일부가 혀를 찼다.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 전반전이 끝나고서다. "저런 선수 밖에 없느냐.", "무슨 농구 선수가 자유투도 못 넣느냐." 충성심 높은 KCC 팬들이지만 에릭 와이즈(26·1m92)의 기량과 스타일에 불만이 가득했다. 화려한 개인기도 아니었고, 골밑을 파고들 거대한 몸짓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잠깐 뛴 와이즈는 안드레 에밋이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며 KCC의 대체 외인으로 뽑혔다. 11월 5일 서울 SK전부터 코트를 밟았고, 이날은 두 번째 경기였다. 하지만 1쿼터 자유투 4개를 얻어 단 1개 성공했다. 2쿼터에는 2개 모두 넣었지만, 손쉬운 골밑 슛을 여러 차례 놓쳤다. 4쿼터가 끝날을 때 성적은 26분14초를 뛰며 14득점에 2리바운드. 턴오버가 3개 있었고 자유투는 10개 중 4개 성공했다. 에밋의 화려한 플레이에 익숙한 KCC 팬들이 볼멘소리를 쏟아낼만 했다.
그러나 성실함으로 무장한 와이즈가 최근 달라졌다.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그는 지난 3일 원주 동부전에서 승부처마자 득점을 올리는 등 16득점을 책임이며 팀 승리(86대81)를 이끌었다. 이에 앞선 11월 26일 부산 kt전에서도 17득점에 7리바운드를 기록, 107대85의 대승에 일조했다. 야투 성공률이 상승했고, 초반에 비해 움직임도 좋아졌는 평가. 이 정도면 '대박'은 아니어도 나쁘지 않은 영입이다.
동료들이 인정한다. 슈터 김지후는 "정말 열심히 뛰어준다. 내가 수비에서 놓치면 바로 뒤에서 커버 들어온다. 예상보다 점점 와이즈가 잘해준다"고 했다. 추승균 KCC 감독도 "와이즈의 몸이 올라온 것 같다. 공격에서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주문했는데, 그런 부분을 잘 해주고 있다"고 했다.
KCC는 주포 에밋이 6주 진단을 받아 내년 1월 중순이나 돌아온다. 그 때까지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6강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수 있다. 물론 쉽지 않다. 에밋은 물론 전태풍, 하승진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지금처럼 와이즈가 궂은 일이 도맡고 김지후, 송교창 등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살리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선수들도 성실한 와이즈와 함께 매 경기 모든 걸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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