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FA 3루수 황재균 영입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의 사정이 다급하게 됐다.
kt는 지난 주말 외국인 타자로 1루수 요원인 조니 모넬과 계약했다. 이는 곧 kt가 보류선수 명단에 올려놓았던 앤디 마르테를 포기한다는 이야기다. 마르테는 3루수이기 때문에 kt는 3루수가 필요하다. 김진욱 감독도 지난 10월 취임하면서 코너 내야수를 원한다고 했었다. 황재균은 현재 FA 시장에서 kt가 데려올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선수다.
황재균을 놓고 롯데와 kt의 2파전 양상이 뚜렷해졌다. 롯데는 황재균이 빠지면 중심타자 한 명을 잃게 되는 것이지만, 반대로 kt는 공수에 걸쳐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야수를 확보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시나리오가 아직까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없는 황재균으로서는 롯데와 kt를 사이에 두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롯데는 당초 황재균과의 재계약에 있어서 '상식적'인 선에서 몸값을 책정할 계획이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될 경우 롯데 잔류가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한 두팀 정도가 황재균을 탐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몸값을 놓고 상식 밖의 경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실제 롯데는 지금까지 이번 겨울 키워드인 '100억원'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kt가 황재균 영입을 적극 검토하고 직접 만나 협상을 벌이겠다는 소식에 롯데는 마냥 남의 집 불구경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황재균은 롯데 입장에서는 내부 FA다. 일단 잡아야 할 자원이다.
조원우 감독도 구단에 황재균 계약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조 감독은 "재균이를 잡아달라고 요청은 해놨는데, 아직은 답보 상태인 것 같다.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으니 프런트에서도 힘을 쓰고 있다"며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조 감독은 "우리 한 팀 밖에 없다면 몸값이 그렇게 많이 올라가지 않는다. kt도 공식적으로 잡겠다고 했으니 10억~20억은 뛰지 않겠나"라면서 걱정스러워했다.
황재균은 올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세 부문 모두 커리어하이다. 특히 황재균은 후반기에 타율 3할3푼8리, 11홈런, 51타점을 때리며 시작 막판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조 감독은 "사실 '우리 프로야구 형편에 100억이 말이 되나'하는 생각도 있지만, 팀간 경쟁이 붙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재균이가 올시즌 전반기보다는 후반기에 더 잘했다. 후반기에 몸값이 훨씬 많이 올라갔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황재균과 아직 공식 접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균이 미국서 돌아온 뒤 휴식 및 각종 시상식 참여 등으로 시간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kt도 마찬가지다. 롯데와 kt가 준비중인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나, 경쟁이 붙는다면 한 쪽은 기본 책정 금액을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후발 주자라 할 수 있는 kt가 황재균이 원하는 조건을 맞춰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롯데는 황재균의 거취에 따라 외국인 타자도 달리 선택해야 한다. 일단 황재균을 확보해 놓은 뒤 다음 수순을 밟는 것이 이상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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