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 아니예요."
이용규(한화 이글스)의 말이다. 이용규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13일 팀 선배 정근우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취재진이 멀쩡하게 걸어다니는 정근우에게 '괜찮냐'고 묻자, "저 형 이미 다 나았다"고 대신 대답했다. "이제 뛰기만 하면 된다"고도 덧붙였다.
정근우는 지난달 수술대에 올랐다. 11월 20일 일본으로 출국해 이틀 뒤 고베대학병원에서 내시경 절제술을 받았다.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그는 왼쪽 무릎 관절 안쪽 반월상 연골이 손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술은 재활에 2~3개월이 필요하다. 날짜상으로 2월 말이 돼야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하다. 그런데 빨라도 너무 빠르다. 뛰지만 못할 뿐 일상 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용규가 "한국 사람이 아니다"라고 한 이유다.
그 말은 들은 정근우는 한 술 더 뜬다. "사실 제가 말이죠. 쿠바 사람 입니다." 꽤나 기분 좋은 눈치였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함이 없으니 수술에 대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식 국가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는 아주 기분 좋은 말이다. 현재 대표팀은 부상 선수의 속출로 베스트 전력을 꾸리는데 애를 먹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이용찬(두산 베어스), 강정호는 음주운전 파문으로 대회 불참이 사실상 확정됐다.
메이저리거 사정도 좋지 않다. 지난 2009년 제2회 WBC에서 맹타를 휘두른 추신수는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가 부상 재발의 이유로 참가를 불허할 것 같다. 올 시즌 4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만큼 부상 재발에 대한 걱정이 크다. 여기에 비시즌 오른 중지 수술을 받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원정 도박 스캔들 중심에 섰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불참 확정이다. 그나마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가능성이 있는데, 이마저도 구단의 답변을 기다려야 한다. 투수, 타자 쪽 모두 100% 전력이 아닌 셈이다.
그런 가운데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의 합류는 큰 힘이 된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테이블세터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정근우도 "마지막으로 82년생 동기들과 함께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 친구들에게도 '꼭 나가자'는 말을 했다"며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82년생은 팀 동료 김태균(한화), 이대호, 추신수다. 추신수를 제외하면 나머지 3명은 28인 최종 엔트리에 들 것이 확실시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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