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소나기가 아닌 태풍이다.
강원FC가 몰고온 거대한 바람이 K리그를 뒤덮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을 주도하면서 연일 상한가다. 수 년 전만 해도 '선수들의 무덤' 정도로 치부됐던 모습과 딴판이다. 수준급 선수들이 앞다퉈 강원도행 버스에 몸을 싣고 있다.
시·도민구단은 이적시장 때마다 소외됐다. 열악한 재정과 환경, 저조한 성적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존 선수들을 잡을 만한 '능력'도 없었다. 한 시즌을 마치면 주축들이 빠져 나가고 다른 이가 빈자리를 채우면서 조직력이 와해되고 성적이 추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적시장마다 선을 보인 준척-대어급 선수들도 풍족한 환경 속에 실력까지 쟁쟁한 기업구단행을 목표로 잡았다. 때문에 연일 이어지는 '강원발 오피셜'이 낯설 수밖에 없다.
해답은 '접근 방식의 차이'였다. K리그의 한 관계자는 "강원이 '제값'을 치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대부분의 구단들이 이적료-연봉 등의 문제를 놓고 선수-에이전트들과 줄다리기를 펼쳤고 그 과정 속에 감정이 상하는 일도 발생했다"며 "하지만 강원은 합리적인 조건만 제시하면 대부분 계약을 빠르게 마무리지었다. 신뢰할 만했다"고 덧붙였다. 강원은 선수들이 전 구단에서 받았던 연봉뿐만 아니라 경기 실적 등 데이터를 나열해놓고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출을 메울 수입이 관건이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투자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스폰서십은 따라온다"고 줄곧 강조했다. 흥행 요소를 만들고 이를 수익으로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변화의 분위기는 일찌감치 감지되고 있다.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강원도 내에서 스포츠 붐업이라는 현안이 생긴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자체 및 지역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 내는 작업은 내년 3월 리그 개막을 통해 흥행이라는 결과물을 선보이면 따라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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