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25% 가량 저렴한 '기본형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과잉진료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신데렐라주사 및 마늘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는 '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더 내고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10% 깎아주는 할인제도도 도입된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0일 '제2차 복지부·금융위 공동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TF' 회의를 열고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올 6월 기준으로 전국민의 65%인 3296만명이 가입함에 따라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보장영역이 너무 방대해 과잉진료나 의료쇼핑 등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례로 30일 입원기간 동안 69회, 매일 2회 이상 도수치료를 받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두통으로 2차례 각각 48일과 33일을 입원해 비타민C 등 비급여 주사를 맞고 627만원을 청구한 사람도 있다.
보험개발원은 이 같은 과잉진료 등으로 손해율 상승이 이어진다면 향후 실손보험료가 10년 내 2배 이상 급등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가 이날 확정한 개선안은 ▲상품구조를 기본형과 3개 특약으로 분리, 기본 보험료가 저렴(약 25%)하면서도 필요한 진료를 충실히 보장하는 '착한 실손의료보험' 공급과 도덕적 해이 차단 ▲보험금 미청구자(2년)에 대한 보험료 할인(차년도, 10% 이상) 인센티브를 제공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단독화해 불합리한 끼워 팔기 관행 개선 ▲비급여 항목 표준화, 진료비 공개 확대, 표준화된 진료비 세부내역서 제공 등 국민의 알권리 확대 및 의료기관의 가격경쟁 촉진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모바일 앱 청구 서비스를 확대해 신속하고 간편한 청구 지원 ▲단체 실손의료보험과 개인 실손의료보험을 연계해 퇴직 후에도 '중단 없는 보장' 지원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우선 내년 4월부터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을 의무적으로 '기본형'과 '특약형'으로 나눠 판매해야 한다. 실손보험료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MRI 검사 등 5가지 진료는 특약으로 분리했다.
기본형은 도수치료 등 5가지 진료행위에 대한 보험금을 받을 수 없을 뿐 대다수 질병과 상해 치료를 보장받는다. 보험금은 40세 기준으로 26.4% 저렴해 진다. 특약형의 경우 가입자의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20%에서 30%로 높아진다. 보장 횟수와 한도도 제한된다. 도수치료는 연간 50회, 연간 누적 350만원까지, MRI는 입원과 통원 구분 없이 연간 보장 한도를 300만원으로 했다. 정부는 의료기술 발달로 과잉진료를 촉발하는 '제2의 도수치료'가 나타날 경우 이를 새롭게 특약으로 만들어 '기본형 실손보험'을 안정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4월 이후 실손보험에 가입한 신규 가입자부터는 가입 이후 2년간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다음 1년간 보험료를 10% 할인해 준다. 갈아타는 과정에서 기존 상품의 보험금 청구 실적에 따라 가입이 거절될 가능성이 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쉬운 전환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2018년 4월부터는 실손보험을 암보험 등 다른 보험과 묶어 팔지 못한다. 실손보험을 다른 보장 보험과 패키지로 팔면 보험료가 월 10만원 내외로 높아지지만, 실손보험만 따로 가입하면 월 1만~3만원대로 낮아진다.
실손보험에 대한 청구 절차는 간소화 된다. 내년 중 모든 보험사가 모바일 앱을 통한 청구 서비스를 시작하고, 보험사 홈페이지에선 회원가입 절차 없는 청구가 가능해 진다. 정부는 재직 중에만 보장되는 단체 실손보험 가입자가 퇴직 후 개인 실손보험으로 연결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 중 연계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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