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숙제를 한 가득 안고 21일 휴가차 출국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딸이 있는 독일에서 보냈다.
한데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도 22일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미묘한 시기에 이 부회장과 슈틸리케 감독이 나란히 유럽으로 날아갔다.
왜 미묘한 시기일까. 새해 슈틸리케호의 첫 임무는 코치진 개편이다. 슈틸리케호는 지난달 신태용 코치가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공백이 생겼다. 기술위는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무아 코치, 실질적으로 코치 역할을 하는 차두리 전력분석관, 차상광 골키퍼 코치에 이어 2명의 코치를 더 보강하기로 했다. 수석코치 1명과 피지컬을 담당하는 코치를 수혈키로 했다. 수석코치는 외국인으로 못박았고, 피지컬 코치의 경우 한국인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코치 선임은 슈틸리케 감독이 추천하고, 기술위가 추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최종 결재권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다. 이 위원장의 유럽행을 놓고 코치진 선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부회장은 코치 선임과는 관련이 없는 '가족여행'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25일 "이번 출국은 코치진 구성과 전혀 관련이 없다. 연말을 가족과 보내기 위한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여운도 남겼다. 이 부회장은 "(여러 문제로) 머릿속이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코치진 문제와 관련해서는 슈틸리케 감독과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윤곽은 해를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슈틸리케 감독과 이 부회장이 유럽에서 조우하면 어떤 식으로든 코치진 구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는 2016년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전승을 거두며 최고 성적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최종예선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샀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는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날리지 못하고 0대1로 패배하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벼랑 끝 상황. 한국은 홈에서 열린 우즈벡전과의 5차전에서 2대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위(승점 10·3승1무1패)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2017년 반전을 노린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한국이 속한 A조는 1위 이란(승점 11·3승2무)부터 3위 우즈벡(승점 9·3승2패)까지 승점 1점차로 팽팽하게 늘어서 있다. 단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요동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은 후반기 원정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른다. 한국은 중국(3월23일), 카타르(6월13일), 우즈벡(9월5일) 원정이 예정돼 있다. 한국은 최종 예선 원정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3월 재개되는 최종예선 후반기 여정을 앞두고 재정비에 들어갔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독일에서 보낸 슈틸리케 감독은 영국과 스페인 등을 돌며 해외파 태극전사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등의 경기를 보고 직접 면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은 저물어가지만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향한 고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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