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같았으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그라운드에서 당장 나오라는 지시가 내려졌을 지도 모른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의 들쭉날쭉 플레이를 바라보는 '만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로드는 팀의 기둥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경기를 망치기도 한다. 로드는 2016년 12월 모비스의 에이스다. 주장이자 KBL리그 넘버원 가드인 양동근이 지난 10월 개막전부터 왼손목 골절로 전치 3개월짜리 큰 부상을 해 수술을 받았다. 양동근이 사라지자 개막 이후 내리 4연패의 나락. 이때 팀을 떠받친 선수는 '악동' 로드였다.
로드는 올시즌 경기당 평균 24.50점(3위), 11.55리바운드(4위)를 기록중이다. 블록슛은 2위(1.80개)다. 문제는 나홀로 플레이가 잦다는 점이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의 단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비스의 경우 팀플레이로 버텨왔기에 고민이 더 크다.
지난 25일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 모비스는 3쿼터까지 9점을 앞서다 4쿼터에서 무려 17점을 더 내주며 70대78로 역전패를 당했다. 어이없는 턴오버, 멍하니 수비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 재빠르게 파울로도 끊어내지 못하고, 구심점을 잃고 허물어졌다. 이날 로드는 30득점-14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상대선수와의 신경전, 심판판정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고집스럽게 상대 수비수 2~3명의 집중마크를 뚫으려다 공격 흐름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로드를 빼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대안이 없다. 유 감독은 경기후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조율할 선수가 없다"며 양동근의 부재를 아쉬워했고, 로드에 대해선 "너무 혼자 하려 한다. 수비가 집중될 때는 다른 곳이 비기 마련이다. 패스를 내주면 경기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26일 현재 11승11패로 5위에 랭크돼 있다. 양동근이 다쳤고, 신인 1순위인 이종현의 발등 미세골절로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상태다. 1월까지만 어떻게든 버티자고 했는데 목표는 초과달성한 셈이다. 그 중심에 로드의 활약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로드 하기나름으로 변해버린 모비스 농구의 불확실성에 있다. 유 감독은 "지금까지는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상대 팀이 먼저 무너진 부분이 크다. 업다운이 있을 것이다. 아직은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로드의 훈련 불성성실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경기 집중력이 나아졌으니 유 감독도 이 부분을 크게 터치하지 않고 있다.
카리스마를 지닌 양동근이 합류하기전까지 근본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양동근은 왼손 드리블을 제외한 나머지 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르면 1월중순 팀합류가 가능할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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