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를 앞세운 동장군의 기세는 태백산맥을 휘감고 있었다.
정유년의 강원FC에겐 '겨울'은 없었다. 다가오는 새 시즌을 향한 희망의 온기가 선수단을 감싸고 있었다.
2009년 창단 뒤부터 강원 선수단은 매년 겨울마다 '한파'를 걱정했다. 자본잠식과 사기 저하, 선수단-코칭스태프 개편의 역사를 반복했다. 희망을 노래하던 팬들은 하나 둘 떠났고 도의회에선 '해체'라는 단어가 반복됐다. 말 그대로 'K리그의 병자'였다. 2013년 강원이 K리그 클래식에서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관심은 더 멀어졌다.
5일 강릉에서 만난 강원은 '다른 팀'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뒤부터 스타들을 쓸어 담는 '폭풍영입'으로 한껏 기세를 올렸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매년 초 클럽하우스에서 조촐하게 진행하던 시무식은 고급 호텔에서 '거하게' 치뤄졌다. 조태룡 대표이사와 최윤겸 감독, 선수들과 가족들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얼굴에선 미래에 대한 걱정은 찾을 수 없었다. 활짝 핀 웃음꽃은 희망을 대변하고 있었다.
강원은 이날 시무식으로 2017년 K리그 클래식 도전의 막을 열었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자신감이 넘쳤다. "올해 아마도 전북이 1위를 하고 우리가 2위를 할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게 될 것이고 아시아에서 유명한 선수가 될 것이다. 한국 축구 역사는 앞으로 '강원FC 전과 강원FC 후'로 나뉠 것이다. 프로니까 올해 실적을 가지고 화폐로 이야기하겠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서 내년에 연봉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최윤겸 강원 감독도 "ACL 진출은 물론 K리그 활성화라는 사명감을 갖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도 화답했다. 이근호는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 올해 끝자락에도 강원이 지금과 같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함께 하게 된 정조국을 두고 "워낙 찬스에 강한 선수다. 나는 많이 뛰고 찬스메이킹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정조국을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 득점왕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조국은 "나는 (이)근호가 도움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웃었다.
올 시즌 주장 완장을 찬 백종환은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큰 시즌이다. ACL 진출이라는 말 뿐이 아니라 실제 실행으로 옮기는 구단의 행보에 자부심까지 느낀다"며 "항상 승격, 강등 같은 주제만 생각하다 ACL이라는 목표가 주어지니 와닿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확신이 있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강원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성남 유니폼을 입고 득점했던 황진성은 "묘한 감정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강원 소속 선수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부상없이 한 시즌을 보내 지난 시즌 못다 이룬 명예회복을 달성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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