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운이 좋았어요."
경상북도 영덕 출신인 골키퍼 임민혁(23·전남)은 중학교 입학 전까지 단 한 번도 축구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다. 그저 마음 맞는 친구들과 축구공을 차며 뛰어 논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임민혁은 강구중 진학과 동시에 축구부에 입단, 본격적으로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축구선수의 길은 큰 어려움 없이 이어질 듯 보였다. 그는 포항제철고에 진학하며 꿈을 키웠다. 하지만 시련은 예기치 못한 시점에 찾아왔다. 고등학교 졸업 직전 프로 진출이 무산됐다. 청천벽력, 그야말로 졸지에 길을 잃었다.
그는 "졸업 직전에 프로 진출이 무산됐기에 대학 진학 시기도 놓쳤었다. 그야말로 갈 곳이 없었다"며 "두 달 가까이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고 어두웠던 과거를 회상했다.
6년 동안 오직 '축구'만 바라봤던 소년에게 현실은 너무 가혹했다. 그러나 축구를 향한 간절함은 그에게 또 다른 기회를 안겼다.
임민혁은 "축구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울산미포조선에서 입단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테스트장에 갔었다"고 회상했다.
마음을 비우고 임한 테스트. 임민혁은 펄펄 날았다. '발 빠른' 골키퍼로 눈도장을 찍은 임민혁은 울산미포조선의 유니폼을 입고 축구 인생을 이어갔다. 다시 한 번 축구화를 신게 된 임민혁은 2013년 내셔널리그 11경기에 나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간절하게' 달린 임민혁은 울산미포조선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고려대에 입학했다. 비록 동기들보다 1년 늦게 대학 무대를 밟았지만, 그는 "내게는 매우 큰 기회"였다며 기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학 무대에서의 활약은 눈부셨다. 임민혁은 2014년과 2015년 연달아 팀을 춘계대학연맹전 우승으로 이끌며 골키퍼 상을 거머쥐었다. 2015년에는 22세 이하(U-22) 청소년 대표에 선발되며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대학 무대를 거쳐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임민혁. 그는 2017년 도전에 나선다. 전남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입문한다. 지난 5일 팀에 합류한 임민혁은 새로운 도전을 향한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임민혁은 "프로팀에 합류한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곳은 경쟁이다. 하지만 신인인 만큼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면서 성장하겠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노상래 전남 감독 역시 "새롭게 합류한 어린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민혁은 자신의 축구인생을 두고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운'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된 자에게만 주어지는 값진 결과였다. 좌절과 장애를 극복하며 프로 무대에 우뚝 선 임민혁. 그가 국내 최고의 무대에서도 거침 없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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