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주요 제빵·제과업체에서 만드는 빵과 과자맛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계란 대란'의 여파로 제빵·제과의 주원료인 계란 공급량이 크게 부족해지자 버티다 못 한 업체들이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냉동란 수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품의 맛과 식감, 품질 관리를 위해 국내산 신선란(냉장란)을 주로 사용해온 대형 제빵·제과업체들이 제품을 수입산 냉동란으로 제조할 경우 일정 부분 맛 변화나 품질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와 CJ그룹 계열의 식자재 유통기업 CJ프레시웨이,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주요 제빵·제과업체들은 이달 중 약 400t의 가공란을 수입할 예정이다.
가공란은 일반 소비자들이 사 먹는 신선란과 달리 껍질을 제외한 흰자와 노른자 부분을 따로 냉장 또는 냉동하거나 분말 형태로 가공해 유통하는 계란을 말한다.
CJ프레시웨이는 대부분 미국산인 냉동난황 56t을 수입할 예정이며, SPC는 미국산 전란건조(계란분말) 38t을 들여올 예정이다. 또 롯데제과는 중국산 냉동전란 15t을 샘플용으로 24일부터 수입할 예정이고, 해태제과는 현재 자사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미국산 냉동전란 물성 실험을 마친 뒤 본격적인 수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은 케이크류는 계속 국내산 계란으로 만들고 미국산 냉동난황은 주로 단팥빵, 크림빵, 소보루빵 등 빵류를 만드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SPC는 일단 미국산 전란건조를 쿠키 등 제과류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조만간 제빵의 원료인 가공란을 수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체별로 편차는 있지만 이달까지는 대체로 일부 제품에 시험적으로 수입산 가공란을 사용해보는 분위기지만 다음 달부터는 상당수 제품에 수입산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문제는 맛과 품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산 신선란이나 냉장 액란을 주로 사용하던 제빵과 제과에 수입산 냉동란을 사용할 경우 나타나는 맛의 차이가 생태탕과 동태탕의 맛 차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각 업체들이 맛과 품질을 기존 제품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겠지만 재료가 갖고 있는 근본적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영붕 박사는 "수입산 냉동란은 빵을 만들 때 거품이 덜 생성되고 덜 부풀어 오르는 등 신선한 냉장란을 썼을 때보다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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