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가장 많은 선수가 차출된 팀은 두산 베어스다. 장원준 이현승을 비롯해 김재호 민병헌 허경민 양의지 박건우까지 무려 7명이 선발됐다. 두산팬들은 대표선수들이 일찍 몸상태를 끌어올렸다가 정작 정규시즌 때 부진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전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 중 정규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WBC 대표팀 차출을 걱정하는 것은 두산만은 아니다. 손아섭 1명만 뽑힌 롯데 자이언츠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KIA 타이거즈는 차출된 선수가 3명 뿐이지만, 팀 전력의 핵심선수이기에 팬들의 근심이 크다.
KIA 소속 선수로는 투수 양현종과 임창용, 외야수 최형우가 대표팀에 뽑혔다. 누가 봐도 당연히 뽑아야 하는 선수들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KIA의 올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들이다.
최형우는 KIA의 중심타자 고민을 날려버릴 4번 타자. 삼성에서 줄곧 4번타자를 맡으며 강타선의 핵으로 활약했다.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는데다 정확성과 장타력, 클러치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형우는 이번 WBC가 첫 대표팀이다. 이렇게 3월에 컨디션을 올려 본 적이 없다. 게다가 4년간 100억원이란 역대 최고액 FA 계약을 체결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가지고 있다. 자칫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임창용은 불안한 KIA 불펜의 중심을 잡아줘야할 마무리 투수다. 41세의 백전노장이지만 여전히 140㎞후반의 빠른 공을 뿌린다. 하지만 체력이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징계로 인해 후반에만 출전해 34경기에서 3승3패15세이브-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블론세이브가 6개나 된 다. 불안한 면이 있었다. 임창용의 경우 천천히 몸을 만들어 정규시즌에 집중하는 게 본인에게나 팀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지만, 국가의 부름에 OK 사인을 냈다.
양현종은 우여곡절끝에 KIA에 남았다.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가 2년간 6억엔의 좋은 조건을 내밀었지만, 가족회의 끝에 KIA에 남기로 했다. KIA와 협상이 난항을 보이다가 1년에 22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올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조건이다. 양현종은 고질적인 어깨 통증이 있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해 200이닝을 던지며 건강엔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충분한 휴식과 관리가 필요하다. 한달 정도 빨리 몸을 만들어 전력피칭을 해야하는 상황이 양현종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다. 윤석민이 수술로 인해 초반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KIA의 선발진에서 양현종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졌다.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양현종이 제몫을 해줬기 때문이었다.
이들 3명은 WBC에서도 핵심 멤버로 활약하게 된다. 이들이 어떻게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제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WBC와 KIA의 운명이 달라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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