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코치가 되겠다."
kt 위즈의 신년 결의식이 열린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이날 행사에 낯은 익지만, 유니폼과 앉아 있는 위치가 어색한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고영민 신임 코치. 고 코치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선수 신분이었다. 소속도 자신이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두산 베어스였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얼마 되지 않아 180도 바뀌게 됐다.
고 코치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신년 결의식에 참석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행사를 마치고 만난 고 코치는 "사실 두산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더라도 코치가 아닌 선수로 입자는 바람이 있었다. 아쉽게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다. 선수로서의 미련은 모두 다 떨쳐냈다"고 말했다. 두산이 아닌 kt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게 어색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제 2의 야구 인생을 잘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물론, 정든 두산 유니폼이었다며 더 좋았겠지만 내 선택이었다. 선수 생활 연장 의지가 강해 두산 코치직 제안도 거절했었기에, 지금 kt 유니폼을 입고있는 것에 후회는 없다"고 설명했다.
고 코치는 한국 나이로 35세. 젊은 지도자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분명 지도자가 되기에는 빠른 시점이긴 하다. 고 코치는 이에 대해 "아직도 구장 복도에서 선수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다 코치실로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고 말하며 "언젠가는 지도자가 되고 싶었다. 선수로 내가 하지 못했던 플레이나 상상했던 것을 어린 친구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주고 싶다. kt는 특히 젊은 선수들이 많으니 나를 코치로 뽑아주신 것 같다. 야구 얘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야구든, 야구 외적이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 두산 2군에 있을 때도 나랑 룸메이트를 하는 선수들이 다 잘됐다. 박건우가 대표적이다. 그런 모습을 김진욱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고 코치는 선수 시절 타격-수비-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팔방미인 스타일이었다. 고 코치는 "오래 전부터 코치가 됐을 때 1루-3루 베이스 코치 박스에 서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당장 1군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생각해봤고 자신감도 있다. 아직은 2군에서 더 배워야 하지만, 작전-주루 쪽으로 자신이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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